자두(30)가 4년 만에 새 앨범 '레스토레이션'으로 돌아왔다. 4년간 많은 것을 잃어버렸지만, 싱어송라이터로서 담백하게 일상을 노래하겠다는 정체성은 더욱 분명해졌다고 털어놨다.
◆ 풍성한 어쿠스틱 사운드 동원
타이틀곡 '1인분'은 제목에서부터 자두의 색깔이 엿보인다. '오늘은 저 혼자 왔어요. 반찬은 많이 주지 마세요'로 시작하는 이 곡은 연인과 헤어진 뒤의 쓸쓸함과 그리움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앨범 전체적으론 피아노·풍금·비브라폰·플룻 등 풍성한 어쿠스틱 사운드를 동원해 따뜻한 감성을 표현했다.
"경험에서 무심코 툭툭 내뱉었던 노랫말과 멜로디로 곡을 완성했어요. '김밥' 이후로 먹는 것과 관련된 제목을 다시는 안 쓰려고 했는데 또 이렇게 됐네요. '나는 자두고, 이런 시간을 보냈으며, 앞으로 이렇게 노래하겠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앨범이에요. 꾸준히 일상을 노래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피력하고 싶었죠."
2001년 데뷔와 동시에 숱한 히트곡으로 인기를 모았지만, 과거와 달리 성숙하고 여성스러운 모습을 원했다. 자두라는 이름부터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어느 순간 내가 내 목소리를 흉내내는 것 같고,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자신이 너무 싫었어요. 이도 저도 아닌 것 같은 제 음악도 싫었고요."
2010년 '두유'라는 예명으로 미니앨범 '노 미'를 발표했다. 곡 작업부터 앨범 발매까지 혼자서 해낸 셀프 프로듀싱의 첫 결과물이었다. 한동안 변신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지만 지난 10년간 쌓은 음악 경험을 모두 버리겠다는 것은 욕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20대 초반에는 과하게 건강했고, 이제는 그런 자두가 나이에 걸맞게 자연스럽게 성숙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게 가장 옳은 것 같아요."
◆ "윤은혜, 내게 가장 큰 힘"
지인과의 매니지먼트 계약이 잘못되면서 3년간 법원을 오가며 지루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활동을 접은 것은 물론 집과 차를 모두 팔았다. 은행 대출로 생계를 유지했다.
"대출을 받는 것조차 수치스러웠어요. 돈이 없어서 힘든 것보다 지금까지 아무 것도 모른 채 살아왔다는 제 자신이 한심했죠. 10년 가까이 누려오던 것들을 놓기까지 과정도 쉽지 않았고요."
연예계 마당발로 불리며 사람들을 불러모아 술과 밥을 사는 것을 유독 좋아했지만,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기죽지 않고, 감사하게 받는 법을 알게 됐어요. 사람 사는 법을 알아가는 것도 즐거워요. 30대를 맞이하는 지금의 힘든 상황에 오히려 감사하고 있어요. 조금이라도 빨리 인생을 제대로 경험한 것 같아서요."
2009년 팬미팅 게스트로 초대돼 인연을 맺은 윤은혜는 가장 큰 힘을 줬다. 음악은 물론 인간적으로도 절대적인 신뢰를 주고받는 사이다.
"은혜와 같은 소속사에서 일하고 집까지 선뜻 내줘서 2년 동안 함께 살고 있어요. 이번 앨범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이름에 올라온 '윤대장'이 은혜입니다. 그 친구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죠. 그러면서 자신을 내세우길 싫어하는 속 깊은 친구고요. 가장 많이 격려하고 질책해주는 동생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