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 남자가 없으면 할리우드가 돌아가지 않는다.
마이클 패스벤더의 주연작 세 편이 다음달 중순까지 연이어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10일 개봉될 '데인저러스 메소드'에서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성적 학대로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환자 사비나 슈필라인(키이라 나이틀리)와 금지된 사랑에 빠져 스승 프로이트(비고 모텐슨)와 멀어지는 칼 융을 연기했다.
다음달 6일과 14일 차례로 공개될 SF 대작 '프로메테우스'와 액션 스릴러 '헤이와이어'에선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안드로이드와 첩보원으로 각각 출연했다. 이처럼 오가는 캐릭터의 폭이 너무 넓어 진짜 모습이 헷갈릴 정도다.
1977년 독일에서 태어나 영국드라마센터에서 수학한 그는 2001년 전쟁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해 '300'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을 거쳐 지난해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로 국내팬들과 친숙해졌다.
패스벤더의 가장 큰 장점은 탄탄한 연기력과 논란을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이다.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셰임'에서는 섹스중독증에 걸린 뉴요커를 연기했는데, 수 차례의 전라 노출로 상영 도중 일부 여성 관객들의 정신을 잃게 하는 해프닝까지 일으켰다.
덕분에 거장들의 러브콜이 줄을 잇는다. 영화팬들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떨리는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과 리들리 스콧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데인저러스…' '프로메테우스' '헤이와이어'에서 차례로 그를 캐스팅한 이유다.
대중의 지지도 뜨겁다. 각진 얼굴과 탄탄한 체구에서 발산하는 남성미가 일품이다. '300'에선 식스팩 복근으로, '엑스맨…'에선 70년대의 고전적이면서도 중후한 맵시로 여성팬들을 각각 사로잡았다.
패스벤더는 톱스타로 발돋움한 이유를 묻는 외신의 질문에 "난 정말 행운아다. 훌륭한 감독들을 만났기 때문"이라며 자신을 낮출 만큼 겸손한 심성까지 갖췄다.
후속작으론 '로보캅'의 리메이크 버전과 스콧 감독의 차기작 '카운슬러' 등이 대기중이다. 당분간 그의 전성기는 계속되리라는 게 할리우드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