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간의 시선을 잡아끌고 있는 통합진보당의 내홍은 12일 분수령을 맞는다. 한 때 궁지에 몰리는 듯 했던 이정희 공동대표 등 당권파는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독자적으로 진상조사 재검증 공청회를 열면서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서기 시작했다. 12일 열리는 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중앙위원회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앞서 10일 열리는 2차 전국운영위는 12일을 내다보게 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양쪽은 이날 회의에서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혁신비대위는 이정희·유시민·심상정·조준호 대표 등 공동대표단이 사퇴한 뒤 지도부 공백을 메울 집행 기구다. 비당권파는 혁신비대위를 통해 당 혁신 과제인 당원 명부 전면 재조사와 비례대표 사퇴 권고안 및 징계 제소 등을 집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당권파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2차 전국운영위는 아예 파행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렇게 되면 12일 중앙위는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정면충돌하게 되는 상황도 빚어질 수 있다.
지금 당권파는 중앙위에서의 표대결은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 인천·울산연합과 민주노총계가 유시민의 국민참여당계, 심상정·노회찬의 진보신당 탈당파를 동조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기동부와 광주전남연합이 주축이된 당권파만으로 표대결에 나서기가 부담스럽다. 대신 당원을 상대로 한 총투표는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때문에 당권파는 12일 '당원 총투표 의결안'을 중앙위에 현장 발의로 기습 상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맞서 비당권파는 구속력이 강화된 '비례대표 총사퇴 결의안'의 상정을 준비중이다.
한편 이날 당권파가 단독으로 개최한 공청회에서는 당권파인 김선동 의원과 의원직 사퇴를 거부한 김재연 청년비례대표 당선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에게는 75쪽 분량의 소명서 사본 등이 담긴 진상조사위 보고서 반박 자료가 배포됐다. 비당권파 관계자들은 "일방적인 한풀이 공청회"라고 평가했다. /이선훈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