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인터뷰에 나섰다는 '만년소녀' 임수정(33)은 특유의 차분하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가만히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보면 17일 개봉될 새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남편에게 독설 섞인 잔소리를 퍼붓는 여주인공 정인을 연기했다는 게 놀라울 정도다. "이번 작품을 통해 말수가 부쩍 늘고, 결혼관이 바뀌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 정인 = 말 많고 주관 뚜렷하고 거침없는 캐릭터다. 나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망설였는데, 확신을 가진 민규동 감독님의 설득에 출연했다. 속사포 대사때문에 촬영 내내 고생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대사량이었다. 평상시 말수가 적고 느린 편인데, 캐릭터에 영향 받아 말수가 늘었다. 물론 실제의 나와 비슷한 면도 있다. 말만 없다뿐이지 정인처럼 의사 표현은 확실히 하는 편이다.
■ 누드 = 주부 7년차가 되면서 어느새 부끄러움도 잊고 하의를 벗은 채 집안을 돌아다니는 캐릭터다. 예쁜 다리를 보여주고 싶어 틈나는대로 하체 운동을 해왔다. 그런데 촬영 직전 전신 뒷모습 누드가 갑자기 추가됐다. 하체 위주로 운동한 터라 어쩔 수 없이 대역을 썼다. 시간이 있었으면 몸매를 완벽히 관리해 직접 소화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아껴뒀다가 다음 영화에서 보여주겠다. 하하하.
■ 소녀 = 소녀 이미지는 좋지만, 20대엔 내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30대가 된 지금은 오히려 어려보이는게 도움이 된다. 내 나이부터 어린 나이까지 캐릭터 폭이 확장됐다. 무리수일지 몰라도 교복 회상신까지 하면 신날 것 같다. 동안을 잘 유지해야겠다고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 관리 = 시간·노력·돈을 다 들인다. 물을 많이 먹고 한식 위주의 식단을 짜는 등 식습관에 공을 들인다. 운동도 한다. 또 고현정 선배 못지 않게 세안에도 공을 들인다.
■ 취미 = 많다. 연기를 쉬는 동안 여러 문화 활동을 하면서 보내는데, 몰입하다보면 스트레스가 날아간다. 요새는 어쿠스틱 기타를 치고 있다. 기회가 되면 팬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또 언젠가 책을 집필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 중학교 때부터 소설 쓰는 것을 좋아했다.
■ 두 남자 = 극 중 남편 두현으로 나오는 이선균 씨는 말수가 적고 감정 표현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 반면 이혼을 원하는 두현의 의뢰를 받고 정인을 유혹하는 카사노바 성기 역의 류승룡 선배는 표현이 많다. 자상하고 섬세해 잘 챙겨준다.
■ 이상형 = 무조건 자신에게 맞춰주길 바라며 여자를 바꾸려는 남자는 별로다. 정신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사람,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지적인 사람에게 끌린다. 사랑에 몰입하는 타입이라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를 향한 욕심이 커지곤 했다.
■ 결혼 < 사진/김도훈(라운드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