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이 유럽연합(EU),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이은 3대 경제권으로 거듭난다.

중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와 제5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열고 3국 간 최초의 경제분야 협정인 투자보장협정에 서명했다. 이어 한중일 FTA 협상의 연내 개시를 위해 국내 절차와 실무협의 등 준비작업을 서두르기로 의견을 모았다.

우선 투자보장협정은 지적재산권 보호와 투자 자유화, 투자에 대한 내국민·최혜국 대우 등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각국 의회의 비준을 포함한 국내 절차를 마치고 투자보장협정이 정식 발효되면 상호 투자 촉진과 교역을 확대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청와대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투명성, 지적재산권 보호, 투자규제 강화 금지 등이 포함돼 상대적으로 투자자 보호에 취약했던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 활동에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중일 FTA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이른 시일 내 FTA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며 "이는 3국의 경제발전과, 동북아 번영, 세계경제 위기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일 3국은 세계 인구와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 교역량의 6분의 1을 차지할 만큼 규모가 큰 데다 잠재력도 풍부해 이번 FTA 추진이 세계 경제 위기의 돌파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과 FTA를 체결한 데 이어 중국과도 추진 중인 우리나라로서는 'FTA 허브'라는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와함께 3국 정상은 중앙은행 간 금융협력 강화, 공공외교 협력, 한중일 산업장관회의 신설 등 산업협력 강화, 지진·해일·화산 공동 대응체계 구축, 기상정보 교환, 교육·문화분야 협력 증진 등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내년 6차 정상회의는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