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가 황금종려상 수상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 영화인의 축제인 제65회 칸 국제영화제가 16일(현지시간)부터 27일까지 프랑스의 휴양도시 칸에서 열린다. 올해는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과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 등 2편이나 장편 경쟁부문에 올랐다.

앞서 감독상(2002)·심사위원대상(2004)·여우주연상(2007)·심사위원상 (2009)·각본상(2010)을 받은데 이어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마저 거머쥘 지에 기대가 증폭하는 중이다.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작품은 '돈의 맛'. 2010년 '하녀'로 칸에 깊은 인상을 남긴 임 감독의 역량을 현지 관계자들이 높이 평가하고 있다.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은밀한 욕망을 다룬 이 작품에 대해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올해 초청작들 중 미장센이 가장 훌륭하다"고 극찬했다.

이어 "임상수의 카메라 작업은 전통적인 기법을 고수한다. 다시 한 번 그의 놀라운 스타일과 촬영 방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지 공식 시사회가 폐막 하루 전인 26일 잡혔다는 점도 수상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게 한다. 영화제 관례상 막바지에 유력한 수상 후보작들이 몰리곤 하는데, 최근 몇 년간 폐막 직전 공개된 영화들이 주요 부문을 휩쓴 바 있다.

프랑스 국민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출연하고,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다른 나라에서'도 화제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현지 평단과 언론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홍 감독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극장전'에 이어 세 번째로 경쟁부문에 합류했다. '강원도의 힘' '오! 수정'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하하하' '북촌 방향'까지 포함하면 8번째 진출이다. 2010년엔 '하하하'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린 전 세계 22개 작품의 거장 감독들과 경합을 벌여야 한다. 켄 로치(앤젤스 셔어),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미하엘 하네케(아모르), 크리스티안 문주(언덕을 넘어서) 등은 이미 황금종려상을 받은 경력이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인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돈의 맛'의 경우 감독·각본·심사위원상 수상이나 윤여정의 여우주연상 수상을 점쳐볼 수 있다"며 "황금종려상도 한국 영화계가 받아야 할 타이밍이라 기대를 걸어봄 직하지만 전례를 중요시 여기는 칸에서 두 감독은 경쟁부문 수상 경력이 없는 점이 걸림돌이다"고 전망했다.

두 작품 외에 장동건·장백지·장쯔이가 출연하고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중국영화 '위험한 관계'와 장편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감독 연상호)이 감독 주간에, '써클라인'(감독 신수원)이 비평가 주간에 각각 초청받았다. /탁진현기자 tak0427@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