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대표하는 '국민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다른 나라에서'의 촬영을 위해 홀로 국내 지방 소도시에 머물렀던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칸·베를린·베니스 등 세계 주요 3대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휩쓸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위페르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2주간 전북 변산 반도의 한 바닷가 마을에서 매니저와 통역, 분장 등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혈혈단신으로 촬영에 임했다.
연출을 맡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저예산과 소규모 스태프로 촬영이 진행되는 게 가장 큰 특징인데, 이같은 상황을 흔쾌히 받아들여 한국 입국부터 출국까지 혼자 지낸 것이다.
수 십 명의 도우미들이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해외 톱스타들의 일반적인 행보와 달라도 너무 달랐다는 게 제작진의 귀띔이다.
영화에서 여름 휴가차 한국을 찾은 세 명의 안느로 출연한 위페르는 환갑을 앞둔 대배우답지 않게 소탈한 심성과 자세로도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일반 관광객들이 묵는 펜션에 숙소를 잡고 식사부터 이동까지 일반 스태프와 함께 했다. 이 과정에서 자칫 여배우 특유의 예민함으로 주위를 힘들게 할 수도 있었지만, 전혀 힘든 내색없이 촬영 기간내내 밝은 웃음과 친절한 배려를 잃지 않았다.
한 스태프는 "굉장히 까다롭지는 않을까 속으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막상 겪어보니 모두 기우였다. 인간적으로도 존경하고 싶을 만큼 훌륭한 분이셨다"며 엄지를 세웠다.
한편 이 영화는 16일(현지시간) 개막된 제65회 칸 국제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에 초대받아 수상을 노린다. 현지 공식 시사와 레드카펫 나들이는 21일 열린다. 홍 감독과 위페르, 유준상과 문소리가 참석한다.
국내 개봉일은 3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