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개봉된 '레이드 : 첫번째 역습'은 '리얼 액션' '액션의 극한'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각종 컴퓨터그래픽 액션이 범람하는 가운데, 2년전 원빈 주연의 '아저씨'를 통해 처음 소개됐던 인도네시아 전통 무술 '실랏'의 유단자들이 순수하게 몸을 이용한 액션을 무기로 관객과 정면 대결하는 작품이다.
액션의 전력질주를 표방한 영화답게 스토리는 간단한다. 20명의 스왓(SWAT) 요원들이 낡은 30층 아파트에 숨어 있는 갱단의 두목 타마를 제거하기 위해 잠입한다. 하지만 이들은 이내 발견되고, 아파트에 고립된 채 타마 일당과 피비린내 나는 일전을 벌인다.
위험천만한 액션이 롤러코스터를 타듯 연이어 등장한다. 감독 가렛 에반스가 액션 영화의 열혈 팬이고, 이코 우웨이스와 야얀 루히안 등 출연 배우 모두가 실제 유단자들이므로 가능한 고난도 무술 액션이었을 터다. '이 장면들을 찍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을까'라는 생각에 박수를 치고 싶어진다.
그런데 이들은 '액션'의 고수이긴 하지만 '영화'의 고수들은 아니다. 허술한 드라마는 그렇다 치더라도, 관객에게 액션을 어떻게 보여줄 지에 대한 부분도 많이 모자라다.
그래서 관람후 조금 시간이 조금 지나면 '옹박'에서 토니 자가 사람들 어깨를 밟고 달리면서 벌이는 액션처럼 뚜렷이 각인되는 액션 장면이 떠오르지 않는다. 또 전체적인 리듬과 관객의 호흡을 고려한 액션의 노출과 강약 조절도 아쉽다. 일방적으로 '모든 걸 다 보여주겠어' 하면서 시종 밀어붙이면 아무리 멋진 액션이라도 보는 사람들은 지치고 싫증나기 마련이다.
폭풍같은 액션이 작렬하는 '레이드'는 새로운 무술 액션에 목말랐던 관객에겐 흥미롭겠지만, 일반 관객에겐 액션 과잉으로 허덕거리게 만드는 영화다. 18세 이상 관람가./이혜민 영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