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부부의 날을 앞두고 500년 전 부부의 애틋한 사랑을 담은 한글 편지가 공개돼 감동을 주고 있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대전 유성구 안정 나씨 묘에서 미라와 함께 출토된 조선시대 부부의 편지를 복원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편지는 분묘 이장 중 나온 것으로, 나신걸(15세기 중반~16세기 전반)의 부인 신창 맹씨의 목관 내에서 미라, 복식 등과 함께 출토됐다.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한글 편지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여겨진다.

발굴 당시 편지는 총 2점이 접혀진 상태로 신창 맹씨의 머리맡에 놓여 있었다. 당시 함경도 군관으로 나가 있던 남편이 고향에 있는 아내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편지에는 "분(화장품)하고 바늘 여섯을 사서 보내네. 집에 못 다녀가니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에 있을꼬 울고 가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분과 바늘은 매우 귀한 수입품이어서 남편의 아내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엿볼 수 있다고 기록원은 설명했다.

송귀근 국가기록원장은 "조선시대 장례 문화와 한글 고어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윤희기자 uniq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