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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읽기]동정은 공감의 진화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녀 넷이 편의점 파라솔 아래에서 언쟁을 벌인다. 내용인 즉, 생활고에 시달려 아르바이트에 바쁜 P에 대한 걱정이었다. P는 친구들의 얘기가 거슬렸는지 '동정하지마'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동정이 멸시나 비하의 표현이라고 받아들인 얼굴이었다.

필자는 이 장면을 목격하면서 P가 개인주의 성향이 짙고, 독립심이 강한 젊은 세대라고 이해했다. 다만, 동정이라는 단어를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요즘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자신을 걱정하는 상대방에게 동정하지 말라며 언성을 높이는 장면을 심심찮게 접했던 것 같다. 마치 동정과 동냥질이 동의어인 것처럼 묘사되는 장면이었다.

동정은 공감이 진화된 형태의 감정이다. 누군가와 소통하고 이해하려면 공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 이견을 달 사람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왜 공감이 더 발전하고 감정의 질이 최대화될 때 나타나는 동정에 대해서는 발끈하는 것일까?

요즘의 친정엄마는 손주를 돌봐주는 일에 적극적이지 않다. 당신의 인생을 그렇게 보내고 싶지 않다는 게 이유다. 이 타당한 이유를 다른 시각으로 해석하면 '손주도 타인이다'라는 것이다. 또 자녀가 처한 육아현실의 어려움은 공감하지만 동정할 생각은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타인의 일을 자기 일처럼 여겨서 어떤 행동을 취하는 동정이 동냥질로 취급 받는 것은 부당한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소비자들이 극단적으로 타인을 거부하는 이기주의를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시설이나 공간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하는 사람을 지칭해 '**녀' '**남' 등으로 정의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시키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리고 그런 순간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함께 가해자에게 대응하는 것은 공감이 진화된 동정의 행위다.

타인과 세상에 공감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동정하자. 주의할 점은 공감이나 동정할 때 드러나는 태도다.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존중, 나에 대한 겸손이 없으면 두 번 다시 안 볼 사이가 될 수도 있으니까. /박상진 이사(글로벌 트렌드 연구소 '트렌드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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