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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강성도 "나에겐 '촉' 있어, 디자인은 내 운명"

케이블TV 서바이벌 프로그램 '깜짝스타' 청각장애 디자이너



디자이너 강성도(28)는 훤칠한 키에 작은 얼굴로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4'(이하 '프런코4')에 출연할 당시, '제 2의 김수현'이란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외모를 칭찬하는 말에 "절대 아니다. 얼굴이 작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지만, 제 스스로 잘생겼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만의 패션 아이템으로 꼽히는 뿔테 안경도 실은 난시 교정용일 뿐이고 모두가 부러워하는 패션 센스도 콤플렉스인 허벅지를 가리기 위한 스타일일 뿐이란다.

▶ '프런코4'의 진정한 승자?

서바이벌 형식으로 전도유망한 디자이너를 가리는 '프런코4'의 TOP4에서 아깝게 탈락했다. 탈락 미션에서 만든 블라우스가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얻은 터라 아쉬움은 더했다. 시청자들은 그가 재도전할 수 있도록 패자부활전을 요구하기도 했다.

"탈락이 확정되는 순간 심장이 덜컥했죠. '내가 왜?' 라는 생각도 실은 했어요. 저만의 색깔을 보여주지 못하고 안전하게 디자인한 게 실수였던 것 같아요. 사실 미션을 수행하면서 심사위원들을 의식했지, 제 마음대로 만든 건 첫 번째 미션을 포함해서 세 벌 정도 밖에 없었거든요."

방송 출연 후 인지도가 올라가고 팬도 많이 생겨 '프런코의 진정한 승리자'라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탈락은 여전히 아쉽기만 하다. 만약 우승했다면 자신의 이름으로 브랜드를 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 매스컴과 궁합은 글쎄요

대중의 관심은 감사하지만, 한 편으론 디자인보다 외모가 부각되는 것같아 속상하다. 인터뷰 제의와 방송 출연 섭외를 대부분 거절했던 이유다.

비슷한 질문과 기사들이 사람들에게 지루한 인상을 줄까 걱정했다. "앞으로도 언론 노출을 자제 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연예인이 아닌 디자이너"라고 잘라 말했다.

"매스컴은 저랑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요. 특히 방송 촬영을 하다보면 무리한 요구도 많이 하시고 일정도 빡빡해서 옷 만들 시간이 많이 줄어들거든요. 얼마 전에는 KBS1 '인간극장'에서 출연 제의가 들어왔는데 거절했어요. 아직 남들에게 보여줄 만큼 성공한 사람도 아니고 거기 출연하면 가족들의 얼굴도 공개가 되잖아요. 부모님께 여쭤봤더니 안된다고 하시더라고요. 무엇보다도 화면에 안 예쁘게 나갈까봐 가장 걱정했어요. 하하하"

▶ 남다른 색감 본능

어렸을 적 어머니를 따라 꽃꽂이 강습이며 동대문 시장을 제 집처럼 누비는 동안 자연스럽게 색상과 질감에 대한 감각을 익혔다. 어머니는 눈으로 보고 손으로 표현하는 것에 남다른 재능을 보이는 아들을 화가로 키울 작정이었다.

대학 입학전까지 꾸준히 순수 미술을 배웠는데 '평면 작업'에는 좀처럼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만드는 걸 좋아하는데 그림은 캔버스 위에 그리잖아요. 그래서 가지고 있는 재능을 활용할 방법을 생각해보니까 패션이 제일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아버지 추천으로 파슨스 디자인스쿨에 입학했고 본격적으로 옷을 만들었죠. 처음 1년 동안은 교수님이 자꾸 '조형에 재능이 있으니 건축을 하라'고 하셔서 많이 싸웠어요."

그 때의 영향인지 건축물이나 가구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고 설명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돌담을 가리키더니 "시스루 원피스에 비즈 장식을 달면 예쁠 것 같다"며 즉석에서 디자인을 뽑아낸다.

▶ 수화 사용은 안합니다!

선천적인 청각장애인으로 태어나 입모양을 읽고 대화하는 것에 익숙하다. 본인도 수화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를 '장애인'이 아닌 '강성도'로 키우고 싶었던 어머니가 수화 배우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유학 당시 처음 영어를 익혀야 했을 때 어렵게 수화 사용을 허락받았다.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도 제가 장애인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얼마 전에 SNS로 한 장애인 팬 분에게 쪽지를 받았어요. 직장에 다니는 분으로, 저 때문에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져서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내가 잘 하고 있구나. 디자이너가 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 "레깅스는 절대 안 만들 것"

방송후 네 곳에서 콜라보레이션 제의가 들어왔다. 현재 그 중 두 곳을 골라 작업 중이다. 구체적인 브랜드와 아이템은 아직 공개할 수 없지만, 올 가을 강성도의 이름을 단 제품을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 '앤듀엣'은 내년 봄에 출시한다.

강성도는 " 우리나라 여성들은 짧은 치마에 꼭 레깅스를 입는 등 보수적이고 단정한 스타일을 지나치게 선호한다. 절대로 레깅스는 만들지 않을 것"이라며 "내 브랜드에선 하이웨스트 팬츠같은 과감한 아이템과 입체적이고 구조적인 스타일을 선보일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힌 뒤 환하게 웃었다. /권보람기자 kwon@metroseoul.co.kr·사진/서보형(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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