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방사능 사고가 발생하면 최대 90만명의 사망자가 속출하고, 628조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다는 모의실험 결과가 나왔다.

21일 환경운동연합과 반핵부산대책위는 위같은 내용을 포함한 고리원전 1호기 방사능 누출사고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 원전사고가 일어났을 경우를 가정해 경제적 피해규모를 추산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단체가 고리 1호기에서 체르노빌 원전 때와 같은 양의 방사능 물질이 방출되면서 시민들이 피난을 안 간다고 가정해 모의실험을 한 결과, 급성 사망자가 4만7580명에 이르고 방사능에 의한 장기적 암사망자는 최대 85만여명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고리원전 인근 기장군 일광면, 기장읍 주민 대다수는 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최대 628조의 경제적 피해 규모가 예상되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이 배상할 수 있는 보험금은 500억원에 불과해 사고에 따른 모든 비용은 정부가 부담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분석했다.

환경단체는 모의실험 결과 발표 자료에서 "고리원전의 방사능 누출사고에 대비해 신속한 피난 방재대책이 필요하며 원전 근접 지역의 거주를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피폭 때문에 장기적으로 암에 걸려 사망하는 인원을 줄이기 위해서는 부산시민까지 피난시키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윤희기자 uniq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