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봉지 속에 100달러권 지폐 30~50매씩을 접어 넣은 뒤 다시 포장하는 수법으로 공항 세관을 통과하려던 일당이 붙잡혔다.

23일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무등록환전업자 필리핀인 리모(58)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중간 모집책 마모(29)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리씨 등은 2004년 1월부터 최근까지 59개 은행계좌를 관리하면서 국내 거주 필리핀인 2만5000여명으로부터 160억원을 받아 달러로 환전한 뒤 라면봉지 속에 넣어 필리핀으로 밀반출해 1억5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1991년 관광비자로 입국해 불법체류 중인 환전업자 리씨는 서울과 수도권, 부산 등 전국 곳곳에 중간 모집책과 운반책들을 심어놓고 1회 송금마다 수수료 5000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필리핀 노동자들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해외에 돈을 보내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높은 송금 수수료가 부담스럽다는 심리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도망간 공범 35명을 추적하는 한편 비슷한 수법의 외화 밀반출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장윤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