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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3개 도 넘나드는 274km 숲길 '하나로'

지리산둘레길 드디어 완전 개통…이돈구 산림청장 특별기고



지리산 주변 3개 도, 5개 시·군의 경계를 넘으며 걷는 274km의 지리산둘레길이 완성됐다. 둘레길의 아이디어는 걸으면서 자신을 성찰하고 역사와 생활의 숨결이 묻어 있는 소박한 지역문화를 찬찬히 체험하는 기회를 만들어 보자는 데서 출발했다. 정상정복 위주의 산행문화가 초래한 산림생태계 훼손 등의 폐해를 최소화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지역주민과 산림청의 관심으로 시작된 지리산둘레길 조성사업은 걷기문화 확산이라는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며 새로운 여가 트렌드로 떠올랐다. 그 결과 지리산둘레길은 그동안 무관심 속에 사라져 가던 전국의 수많은 옛길을 되살렸고, 걷는 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문화를 탄생시키는 단초가 됐다.

길은 소통의 장이면서 삶을 이어주는 공간이다. 우리나라에는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 보부상이 봇짐 메고 걷던 길, 과거보러 한양 가던 길 등 수많은 옛길이 있었다. 그러나 현대 문명사회는 빠르게 가는 길만 추구하다 보니 그 많던 길이 사라지고, 걷기보다는 자동차의 편리함과 효율성만을 강조한다. 국토 방방곡곡을 보고 느끼며 자아를 돌아보는 기회는 점점 사라졌다. 이런 의미에서 지리산둘레길 완전 개통은 지리산 주변의 고유한 산촌문화를 체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 낙후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을 것이다.

지리산둘레길이 촉발시킨 걷기문화는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일과 여가의 균형을 중시하는 삶이 대세가 되고, 산림과 자연을 훼손하는 산행이 아니라 생태계의 원리와 지역의 문화를 존중하는 책임여행의 가치가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개인의 건강증진과 자연환경 보전, 지역 주민과 지역경제를 고려하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역사·문화를 체험하려는 수요가 지리산둘레길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숲길은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준다. 연구에 따르면 지리산둘레길은 5만명이 방문할 때 국가적으로는 약 27억원, 지역사회에는 약 5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혜택만이 아니다. 숲길을 걸으면 도심에서 걸을 때보다 긴장감, 우울감 등이 해소되고 인지능력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스트레스, 피로지수 등도 크게 감소시켜 청소년 인성개발에 유용하고 폭력 등의 다양한 문제를 푸는 데도 좋은 인프라로 확인되고 있다.

좋은 자원을 제대로 이용하려면 이용자의 윤리의식이 정착돼야 한다. 숲길에서도 성숙하지 못한 이용객들로 인해 여러 어려움이 발생한다. 농작물 훼손에 따른 갈등, 보전과 이용을 둘러싼 갈등, 운영·관리에 대한 갈등 등 다양한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는 이용자, 지역주민, 민간단체, 지자체, 산림청 등이 민·관 거버넌스를 구축해 하나씩 해결할 필요가 있다. 지리산둘레길은 이러한 면에서도 그 시금석이 될 수 있다.

지리산둘레길은 단순한 하나의 관광지가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고 산을 느끼는 공간이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숨가쁜 경쟁 속에서 훼손된 사람과 자연의 가치를 회복하는 공간이다. 지리산둘레길은 사람과 숲이 상생하는 건강한 숲길문화 구현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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