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이 함께 한 지난 10년동안 빛과 소금같은 연예인들이 여럿 등장했다. 그 중에서도 차인표(45)는 유난히 돋보인다. 국내외 불우아동과 북한 새터민 돕기 운동을 이끌면서 각박해진 우리 사회의 몇 안되는 '인간 청량제'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그는 메트로신문의 열 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언론도 연예인도 대중의 사랑에 보답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 3월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의 방송 이후 쇄도한 언론의 만남 요청에 대부분 응하시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KBS2 일일시트콤 '선녀가 필요해'의 촬영이 일주일 내내 계속되고 있어 도저히 짬을 내기 어려웠습니다. 방송에서 이미 한 얘기를 반복하는게 쑥스럽기도 했고요. 뭐 얼마나 대단한 일 한다고 말이죠. 하하하.
- 그렇지만 차인표 씨의 말 한마디가 전국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놓은 것은 사실입니다.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나눔과 봉사의 정신으로 살아가시는 분들이 저 말고도 얼마나 많은데요. 나이먹어 그 맛을 살짝 알게 된 수준에 불과합니다.
- 혹시 '예전의 맛', 그러니까 나눔과 봉사를 모르던 시절이 그립지 않나요?
전혀요. 지금이 훨씬 재미있습니다. 40대 중반의 한국 남성들 대부분은 모이면 술 한 잔에 고기 먹고 2차로 유흥업소에 가곤 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답니다. 아는 사람들 데리고 술집에 가 펑펑 돈을 쓰기 일쑤였어요.
100만원이 넘는 술값을 흥청망청 뿌려대던 와중에도 자기 합리화를 한답시고 심지어는 '지금 내가 돈을 쓰는 건 부의 재분배야'라며 속으로 외쳐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한심하죠.
- 놀다 놀다 지쳐서 다른 방법을 찾았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웃음)
방송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2005년 아내(신애라)의 권유로 나눔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확 바뀌었어요. 하룻밤 술값이면 아프리카 등 빈곤 지역의 어린이 한 명이 일 년동안 살 수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 거죠.
하수구로 흘려보내는 돈을 가치있게 쓸 수 있는데, 옛날 버릇을 버리지 못한다면 바보라 생각했습니다. 한 번 저처럼 봉사하며 짬짬이 놀아보세요. 노는 맛이 다르다니까요.
- 나눔과 봉사는 연기자를 떠나 한 시민으로서 우리 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의지처럼 여겨집니다.
잘 보셨어요. 컨패션 활동도, 탈북자 돕기도 실은 소외받은 이들과 한 번쯤 얘기해보자는 거지요.
굳이 제 정치색을 밝히자면 중도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탈북자 돕기 관련 시위에 나선 모습을 보고 여론이 좌와 우, 진보와 보수로 양분되는 것을 보고 매우 안타까웠어요. 실은 생명의 본질에 관한 문제였음에도 말이죠.
제가 지금 벌이고 있는 일들은 모두 곁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습니다.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빈부 격차와 지역 갈등, 왕따 문제 등으로 아파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잖아요. 그런 분들에게 손 한 번 내밀고 격려의 말 한 마디 건네는 게 뭐 그리 어렵겠어요! 최근 들어 한국 사회의 분위기가 서로 손가락질하고 비판만 쏟아내며 대립하는 쪽으로 흘러가는 게 정말 가슴 아프고 속상합니다.
-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하는 대중이 더욱 많아졌습니다.
대단한 존재는 아니지만 연기자이므로 사회적 책임을 비켜갈 순 없다고 봐요. 또 평범한 기성 세대라 할지라도 다른 계층과 집단 혹은 세대와 계속 소통하는 문제는 무척 중요합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청소년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며 그들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보고 싶어요.
- 10년 후가 더욱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