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여배우 강별(22)은 간장 종지만큼 큰 눈이 매력적이다. 30일 개봉된 공포영화 '미확인 동영상 : 절대클릭금지'에 그를 캐스팅한 김태경 감독은 "호러물의 여주인공은 눈이 커야 한다"며 만족해 했다고 한다. 희로애락의 모든 감정을 눈에 담을 줄 아는 연기자로 성장하는데 안성맞춤의 외모를 지녔다.
◆ 공포영화, 연기력 시험 기회
이 영화에서 정체 불명의 동영상을 본 뒤 서서히 미쳐가는 고교생 정미로 출연했다. 지난해 캐스팅 당시 수많은 또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오디션에 합격했다. 뛸 듯이 기뻤고, 그래서 혼신의 힘을 다 바쳤다.
공포영화는 여배우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도전하고 싶어하면서도 '호러퀸'으로 이미지가 굳어질까봐 살짝 꺼려하는 장르다. 그렇지만 강별의 생각은 다르다. 장르의 특성상 연기력을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해서다.
캐나다에서 보낸 청소년기도 공포영화를 선호하는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 공포영화 관람을 마치 놀이기구 타듯이 만끽하는 그 곳에서 두려움을 일찌감치 없앴다. "촬영 막판에는 비명 지르는 연기를 오히려 선호하게 되더라고요. 쌓였던 스트레스를 푸는데도 '딱'이었어요. 하하."
◆ 동갑 박보영은 또다른 선물
동갑내기 박보영을 친구로 만난 것도 '미확인 동영상…'이 안겨준 또 하나의 선물이다. 박보영은 극중 정미를 위험에서 구출해내려 애쓰는 언니 세희로 나온다.
체구는 작지만 실제로도 언니처럼 듬직한 친구에게 많이 의존했다. "(박)보영이는 어려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나보다 경험이 많아서인지 훨씬 어른스럽다. 그래서 믿고 따랐다"고 귀띔했다.
촬영중 여러 차례 다치면서 속으로 울기도 많이 울었다. 부엌이 폭발하는 장면에선 진짜 유리조각이 있는 줄 미처 모르고 맨 무릎으로 바닥을 기어다니다가 무릎 전체가 피투성이로 변해 한동안 힘들었다.
◆ 수영선수 출신 '연예인 핏줄'
연기자 강성진이 외삼촌이다. 같은 소속사(심엔터테인먼트)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어머니도 1980년대 잠깐 활동했던 전직 배우, 연기자 집안에서 자라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집안 식구들의 도움으로 연기자가 됐다는 시선엔 억울해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외삼촌은 제게 한 번도 이래라 저래라 조언하신 적이 없어요. 회사에서도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고요. 물론 조용히 지켜봐주시는 것 자체로도 큰 힘은 되지만요."
고교 시절 수영선수로 활약해 몸 쓰는 연기라면 나름대로 자신 있다. 머리색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확 달라질 만큼 스펙트럼이 넓은 외모는 큰 무기다. 전작 '완득이'에서의 교복 차림에 익숙했던 관객들이 머리를 염색하고 '미확인 동영상…' 무대인사에 나선 그를 몰라봤을 정도다.
활달한 성격을 잘 살릴 수 있는 슈퍼 히어로물에 출연하는 게 꿈이다. 어쩌면 조만간 쫄쫄이 타이즈를 입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강별을 만날지도 모르겠다. 사진/한제훈(라운드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