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행패를 부리고 심지어 살인까지 저지른 '주폭(주취폭력)'들이 경찰에 잇따라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영등포시장역 등지에서 술에 취한 채 상습 폭력을 행사한 강모(52) 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과 42범인 강 씨는 1990년대 초반부터 서울 영등포시장 주변에 거주하면서 술만 마시면 소규모 상점이나 식당을 찾아가 상인들에게 생필품 등을 강매하거나 속옷 차림으로 난동을 피우는 행동을 일삼았다. 경찰에 붙잡혀도 곧 불구속으로 풀려나는 일이 반복되자 강 씨의 행포는 더욱 심해졌다. 강 씨는 지난 22일 오후 1시쯤 서울 영등포동의 한 포장마차에서 술에 취해 옆 손님들에게 시비를 걸어 호모(55) 씨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함께 구속된 이모씨(50·전과 28범)는 술만 마시면 인근 지구대에 찾아가 경찰들을 괴롭혔다. 이 씨는 결국 지난 19일 영등포서 관내 지구대에서 찾아가 수배사실을 조회해달라며 근무 중인 경찰에게 욕설을 하고 집기를 부수는 등 난동을 부리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기초생활수급자인 김모씨(44·전과 22범)는 술에 취해 주민자치센터나 인근 병원을 찾아가 민원행정업무를 방해하며 난동을 피웠고 양 모(39·전과 52범)씨는 20년 전부터 영등포역 일대에서 노숙하며 대장노릇을 해오다 살인미수까지 저질렀다.
이날 서울 은평경찰서도 음주 후 특별한 이유없이 지역 공원을 이용하는 노약자와 주민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주폭 서모(38·무직)씨를 구속했다.
서씨는 지난 23일 서울 갈현동 물빛공원에서 술에 취해 휴식을 취하는 김모(57) 등 노약자 얼굴을 때리고 넘어뜨려 술병으로 폭행하는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10일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주폭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31개 경찰서에 주폭 전담팀을 신설하면서 상습 주폭자들에 대한 단속은 물론 구속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며 "공무집행을 방해하거나 선량한 서민들에게 폭행과 협박을 하는 주폭 사범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사법처리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