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노이즈 오프'는 극중극 '빈집 대소동'을 올리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소동극이다.
일반적으로 무대 뒤는 소음이 제거된 공간이지만, 극중극의 무대 뒤는 질투에 눈먼 배우들의 과감한 복수와 이를 수습하기 위한 분주함으로 무대 앞보다도 소란스럽다.
이 연극에서는 '빈집 대소동'이 세 번 반복된다. 첫 번째는 극중극 리허설이다. 빈 저택에서 TV를 보기 위해 떠나지 않은 가정부, 그와 밀회를 즐기기 위해 온 부동산 중개인,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자신들이 온 것이 알려지지 않아야 하는 집주인 내외 그리고 빈집인 줄 알고 들어온 도둑이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집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에 당황해 소동을 벌인다.
흥미로운 설정에 배우들의 독특한 캐릭터가 결합되면서 더욱 재밌어진다. 이름은 비키인데 사투리를 쓰는 연예인 배우, 종종 사라지는데다가 가는 귀까지 먹은 술꾼 노배우, 소심해서 자기 피를 보고 기절하는 배우로 인해 1막 내내 쉬지 않고 웃게 만든다.
그러나 이것은 본격적인 웃음을 주기 위한 서막에 불과하다.
2막에서는 무대 뒤가 보여진다. 사귀고 있던 부동산 중개인과 가정부 역 배우의 다툼이 계속 이어지면서 무대 뒤는 난장판이 된다. 무대에서 퇴장하는 순간 생활인으로 돌아오는 배우들은 해결하지 못한 다툼을 이어간다.
세 번째는 마지막 날 공연이다. 배우들의 불화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공연 시작을 알리는 코멘트부터 심상치 않더니, 연습할 때와는 전혀 다른 공연이 펼쳐진다. 닭다리는 바닥에 뒹굴고 전화기는 뽑혀 버리는 등 무대는 엉망이 되고 수습에 나선 배우들의 애드리브는 더욱 큰 웃음을 자아낸다.
극중 애드리브까지 치밀하게 구성한 코믹한 스토리가 돋보인다. 어떤 상황에서도 공연을 이어가려는 그들의 안간힘에 한 번 웃고, 돌이킬 수 없이 망가지는 극중극을 보며 또 한 번 웃게 된다. 세 시간에 가까운 긴 러닝타임이지만, 웃다 지친다는 게 무엇인지 경험하게 해주는 작품이다. 다음달 10일까지 동숭홀. /박병성 '더 뮤지컬'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