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 배우 강지환은 영화 '차형사'에서 극한의 고통을 감수했다. 13㎏를 찌웠다가 다시 15㎏을 빼는 '고무줄 체중'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상영 일주일여만에 전국관객 53만을 동원한 이 영화로 '7급 공무원' 이후 3년만에 '티켓 파워'를 과시중인 그는 "술과 치킨 등 남자들이 좋아하는 음식만 먹으면 쉽게 살이 찔 줄 알았다"며 "근육질 몸매로 다시 돌아오기 위해 닭가슴살 위주로 하루 여섯 끼씩 꾸역꾸역 먹어치워야만 했다. 나중에는 구토 증세를 느껴 닭가슴살을 갈아 쉐이크로 먹기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전작에서 '찰떡 호흡'을 자랑했던 신태라 감독으로부터 처음엔 실리콘 분장을 제의받았다. 그러나 진심과 노력을 곁들이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까봐 증·감량을 실제로 시도하겠다고 호언했던 게 화근이었다.
캐릭터의 독특한 외형을 만들어내기 위해 의상과 액세서리를 직접 준비하고, 기차역 일대를 밤마다 돌아다니며 노숙인들의 행색까지 몰래 관찰한 데는 3년여의 스크린 공백을 이겨내기 위한 '악바리 근성'이 있었다.
전 소속사와 불화로 한동안 출연이 어려워졌고, 이 과정에서 '내 진심을 좋은 작품으로 말하지 않으면 주저앉겠구나'란 위기 의식이 엄습했다. "데뷔부터 함께 했던 전 소속사와 헤어지고 나니 인간 관계마저 허물어지더군요. 작품으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겠구나란 결심을 하고 미친듯이 달려들었습니다."
아직도 자신을 '멜로 배우'라고 굳게 믿지만 관객이 즐거워 한다면 더 황당한 코믹 연기도 보여줄 수 있다는 그는 "난 남들과 달리 개봉 후가 더 바쁜 배우"라며 "몰래 극장으로 잠입해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날 보더라도 깜짝 놀라지 말라"고 귀띔했다. 사진/김도훈(라운드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