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집에 차곡차곡 쌓여있는 비디오 자켓을 보고 있노라면 1980~ 90년대 액션 영화들이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리고 '락아웃 : 익스트림 미션'(이하 '락아웃')을 보니 '이렇게 옛날 액션 영화를 짜깁기해도 볼 만한 액션영화가 될 수 있겠군'이라며 웃음이 나왔다.
14일 개봉될 이 영화는 2079년 지구로부터 80km 떨어진 우주 상공에 존재하는 냉동감옥의 죄수들에게 대통령의 딸이 납치당하고, 누명을 쓴 특수요원 스노우가 구출하러 나선다는 줄거리다.
가이 피어스가 연기하는 스노우의 캐릭터는 '다이 하드' '마지막 보이스카웃'에서 브루스 윌리스가 보여준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왔다. 오프닝에서 심문을 당하며 구타당하는 장면은 쿨한 성격의 윌리스가 악당에게 잡혔을 때 여러 번 보여준 모습이다.
이 뿐이 아니다. 우주 감옥은 데이빗 핀처 감독의 '에이리언3'에서, 죄수를 냉동시키는 것은 실베스타 스탤론의 '데몰리션 맨'에서 각각 등장했던 무대와 소재다. 주요 인물이 납치되고 어쩔 수 없이 누명 쓴 요원이 구하러 간다는 설정은 영화나 드라마에 빈번히 다뤄졌다. 망나니 악당들이 형제라는 설정이나 정의감 넘치는 성격 때문에 대통령의 딸과 특수요원이 티격태격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렇듯 기존 영화들의 오래전 아이디어로 버무린 '락아웃'의 새로운 장점은 무엇일까? '프랑스의 스티븐 스필버그' 뤽 베송이 제작자로 이름을 올릴 땐 뭔가 한방이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 답은 우주 감옥 세트에 있다. 비주얼에 신경을 많이 쓰는 베송답게 세트는 미래지향적이며 섬세하다. 우주 행성을 연상시키는 외부 모습과 미로처럼 설계된 내부의 구조는 꽤 볼만하다. 여기에 CF와 뮤직비디오 등에서 트렌디한 영상을 선보인 제임스 매더 감독과 스테판 St. 레게르 감독의 스피디한 연출이 더해져 1시간34분의 상영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
더운 여름,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팝콘과 청량음료를 들고 관람한다면 시간 잘 보냈다는 생각이 들겠다. 15세 이상 관람가./이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