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앞두고 몸매 만들기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웬만큼 독하지 않고서야 배에 선명한 식스팩을 새기기란 쉽지 않은 일. 여기에는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우리 몸에는 약 600여 개의 크고 작은 근육이 있다. 그중 복근은 우리 몸의 다른 어떤 부분보다 근육을 만들기 어렵다. 근육의 특성 때문이다. 복근은 근육 중에서도 붉은 색을 띄는 '지근'의 비율이 높다. 그런데 이 붉은색 근육은 부피가 작고 성장 속도도 느려, 한두 달 운동으로는 발달하지 않는다. 최소 3개월 이상은 운동에 전념해야 배에 새겨지는 복근을 볼 수 있다.
미국 듀크대 운동생리학과 크리스 슬렌츠 교수팀은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196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8개월 간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하게 한 뒤 내장지방 감소량을 조사했다. 그 결과 유산소 운동을 한 그룹이 다른 그룹보다 내장지방 연소량이 평균 67%나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김창근 교수는 "적절한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면 복근 밖을 싸고 있는 피하 지방은 물론 내장에 숨어있는 내장지방까지 없앨 수 있다"며 "복근 키우는 운동을 만날 해도 지방을 없애지 않으면 복근은 평생 지방 속에 숨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해도 식스팩이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복근 모양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식스팩이 자리 잡은 복근이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4개, 어떤 사람은 무려 8개의 복근을 갖는 경우도 있다. 개그맨 김형빈의 복근은 6개로 나뉘었지만 배우 배용준의 복근은 4개로 나뉜다.
한국인의 경우는 10명 중 6명만 나눔힘줄을 3개 가지고 있다.
김창근 한국체육대 운동건강관리학과 교수는 "훈련을 한다고 복근에 있는 '팩'의 개수가 늘거나 줄어들지 않는다"며 "태생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운동을 통해 복근을 도드라지게 보일 수는 있지만 정확하게 6개를 만드는 것은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유전자에 달려있는 것이다.
/원호섭 과학칼럼니스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