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 월드컵 경기장 주변은 대회시작 1시간 전 부터 모여든 3000여명의 참가자로 북새통을 이뤘다. 번호표와 스피드칩을 배부받은 이들은 싸이의 '라잇나우'에 맞춰 스트레칭을 마친 후 하프·10km·5km 순서로 5분 간격을 둔 채 출발했다.
기자가 체험한 5km 코스는 하늘공원을 가로질러 돌아오는 경로로 아스팔트와 흙길, 구름다리 등 다채로운 트랙으로 구성됐다. 30분에서 1시간이면 무난하게 완주가 가능하기 때문에 특히 가족단위 참가자와 여성참가자가 눈에 띄었다.
볕이 강한 날이었음에도 곳곳의 나무그늘과 한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달리기에 쾌적함을 더했다. 중간 지점에는 초콜릿과 물 스펀지가 준비돼있어 피로와 갈증을 풀 수 있도록 했다.
평소 올림픽 공원을 달리는 시민들도 이날만큼은 잠시 길 옆으로 비켜서서 대회 참가자 무리를 응원했다. 특히 초보자가 많았던 5km 코스 참가자들에게 "아직 걸으면 안 된다. 페이스를 낮춰서라도 천천히 뛰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40분 경 동갑내기 남자친구 이덕해씨와 함께 코스를 완주한 박수정씨(26)는 "앞서 5km 마라톤에 몇 번 참여했지만, 강과 공원을 가로지르는 코스가 다른 대회와 달리 재밌었다"고 추천하면서 "대회 구성이 좋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즐겁게 달렸다"고 활짝 웃었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건강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번 달리기 대회에 참가했다는 윤세령(40)씨는 "골인을 하고 보니 나보다 아이들이 더 팔팔하다"고 귀띔하면서 "달리기로 건강도 챙기고 가족과 더 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로 안내와 음료 준비 등 가장 많은 고생을 도맡은 자원봉사자들의 참여의지도 돋보였다. 4km 지점 안내를 맡은 장채윤(15)양은 "땡볕 아래 서 있는 것이 힘들었지만, 달려오는 참가자를 볼 때 보람을 느꼈다"면서 "자원활동으로 선행학습을 했으니 다음번에는 참가자로 뛰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