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여전사들의 '삼색 열전'이 극장가의 열기를 끌어올린다.
포문은 인기리에 상영중인 SF대작 '프로메테우스'의 누미 라파스가 가장 먼저 열었다. 스웨덴판 '밀레니엄' 시리즈에서 일찌감치 여전사 캐릭터를 경험했던 라파스는 인류의 기원을 찾아 떠난 미지의 행성에서 정체불명의 괴물들을 만나 약혼자를 잃고 홀로 외로운 싸움을 벌이는 엘리자베스 쇼 박사로 출연했다.
연약한 지식인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강인한 싸움꾼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사촌 격인 '에이리언' 시리즈의 리플리(시고니 위버)와 흡사해 '제2의 리플리'란 별명을 얻었다.
고현정은 21일 개봉될 '미쓰GO'로 '안방극장의 여왕'에서 '범죄의 여왕'으로 변신한다. 짜장면 주문조차 스스로 못 할 만큼 최악의 대인기피증에 시달리지만, 500억원을 차지하기 위한 범죄 조직들의 싸움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천수로를 열연했다. 완력 행사보다는 두뇌 회전에 능한 신종 여전사에 가깝다.
마지막은 종합격투기 선수 출신 지나 카리노가 장식한다. 다음달 5일 공개될 '헤이와이어'를 통해서다.
조직에게 배신당한 특수요원 말로리 케인으로 나선 카리노는 킥복싱 12승1무1패와 종합격투기 7승1패의 전적을 각각 자랑한다. 여느 여배우들과 출신 성분부터가 다른 셈.
촬영을 앞두고 하루 6시간씩 고난이도의 트레이닝을 소화하는 등 실전 못지않게 맹훈련을 거듭한 그는 함께 출연한 남자배우들 대부분이 대역의 힘을 빌린 반면, 모든 액션을 직접 소화해 연출자인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극찬을 받았다. 세계적인 거장 소더버그 감독은 "우연히 카리노의 경기 장면을 TV에서 보고 이번 영화를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을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과시중이다.
카리노는 '헤이와이어'의 흥행 성공에 힘입어 여성판 '테이큰'으로 알려진 '인 더 블러드'의 주연까지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