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을 살 것이냐, 그냥 선풍기로 버틸 것이냐.
팍팍한 살림에 올여름 에어컨과 선풍기 구입을 놓고 고민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신제품 에어컨 가격은 보통 100만원대 후반에서 200만 중반인데,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20% 이상 올랐다. 주요 브랜드들이 전력 절감 효과가 있는 인버터 타입의 에어컨을 생산하고 있어서다.
인버터 타입은 두 개의 모터 중 온도에 따라 한 개의 모터가 강약을 자동으로 조절해 30% 가량 전력 사용 절감 효과가 있다. 대신 일반 에어컨 보다 20만∼30만원 비싸다.
이와 달리 선풍기는 5만∼7만원대. 올여름 무더위에 에어컨을 바꿔보려고 했던 소비자들이 어쩔 수 없이 선풍기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대형마트 측은 말한다.
찜통 더위에 지친 회사원 김현영(34)씨도 에어컨을 사러 가전제품 매장에 들렀다 이내 단념하고 선풍기를 사기로 했다. 값이 만만치 않은데다 최근 전기료 인상까지 거론되고 있어 선풍기와 쿨매트 등으로 여름을 나기로 마음먹었다.
김씨 같은 이들로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에어컨과 선풍기 매출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초부터 이달 19일까지 에어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46% 줄고 반면 선풍기 매출은 15~22% 늘었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도 3∼5월 에어컨 매출은 34% 감소하고 선풍기 판매는 58%나 뛰었다.
◆ 에어컨 '40만원 보상' 손짓
에어컨이 외면받자 유통·가전업체가 에어컨 팔기에 나섰다.
홈플러스는 21일 전국 129개 매장에 '캐리어 에어컨 6평형' 제품을 기획가인 44만9000원에 내놨다. 5000대 한정으로 7월 4일까지 진행된다. 최근 전기료에 대한 부담으로 세컨드 에어컨이 필요한 이들을 겨냥했다.
삼성전자는 40만원까지 할인혜택을 주는 '한 Q에 시원한 보상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30일까지 최신형 스마트에어컨Q 구매 시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구형 에어컨 사진(제조사 무관)을 찍어 오는 모든 고객에게 최대 40만원을 보상해준다. 결제금액이 240만원 이상인 경우 최대 24개월까지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선풍기 판매를 위한 기획전도 한창이다.
인터파크는 '보국 스탠드형 선풍기 INF-3515M'를 특가인 2만9900원에 내놨다.
G마켓은 30일까지 종류별 선풍기를 최대 52% 할인 판매한다. 스탠드형 '한일전기 EFE-464'는 4만8900원, 미니 선풍기 '테스 탁상용선풍기'는 1만1000원이다. AK몰에선 리모컨 선풍기과 날개 없는 선풍기 등을 최대 20% 싸게 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