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개봉될 '캐빈 인 더 우즈'는 공포영화의 오랜 클리셰들을 영리하게 비틀고 패러디했던 1996년작 '스크림'과 맥을 같이 한다. 한 마디로 호러 마니아들에겐 '종합선물세트'요, 공포물을 꺼려하는 사람들은 '뭐 이 따위 영화가 다 있냐'며 황당해 할 지도 모른다.
교수에게 실연당한 다나(크리스튼 코놀리)와 줄스(안나 허치슨) 일행은 외딴 숲속 오두막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내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는 마을 입구에는 '돌아가라'는 경고판이 있고, 한 중년 사내가 갑자기 나타나 저주를 퍼붓는다.
무시무시한 경고에도 여정을 멈추지 않은 다나와 친구들은 마침내 도착한 오두막에서 기이한 물건들을 발견한 뒤 이상한 기운에 휩싸이지만, 놀러왔다는 흥에 겨워 자유를 만끽한다. 이들의 흥청망청대는 모습을 모니터로 지켜보던 연구실의 남녀들은 그제서야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슬래셔 무비의 대명사인 '13일의 금요일'로 시작해 숲속에서 좀비들의 습격을 받는 '이블 데드'와 TV 리얼리티 쇼의 암울한 미래를 그린 '런닝맨'을 거쳐 경악할 만한 종착지에 이른다. 종착지를 밝히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감출 수 밖에 없다.
이른바 '하이 브리드 호러'로 불러야 할 이 영화는 '어벤져스'의 조스 웨던 감독이 시나리오를 맡고 '클로버필드'와 인기 미국 드라마 '로스트'의 각본을 썼던 드류 고다드가 메가폰을 잡았다.
연출자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결말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로스트'와 '클로버필드'야말로 '낚시'와 '떡밥 던지기'의 원조 격인 작품들. 다양한 장르를 마구 뒤섞는 방법으로 보는 이들의 호기심을 잔뜩 부풀린 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마무리로 끝내곤 했다. '캐빈…'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근래 들어 가장 참신하고 기발한 공포영화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호러를 사랑하는 관객들은 읽고 비교할 게 너무 많아 1시간35분의 러닝타임이 다소 짧게 느껴질 지 모른다.
반면 호러에 별 관심이 없거나 극도로 싫어하는 관객들에겐 최악의 악몽이 될 것이다. 18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