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에 이어 올 여름 스크린도 '힐링 물결'에 젖는다. 바캉스의 시기인 7~8월을 맞아 '마음의 휴가'를 보낼 수 있는 국내외 영화들이 개봉된다.
다음달 12일 선보일 '에브리씽 머스트 고'는 직장과 아내로부터 버림받고 하루 아침에 '루저'로 전락한 한 중년남이 집에 쌓아두기만 했던 자신의 물건들을 팔아치우면서 진정한 자아를 되찾는다는 내용이다.
결점투성이 인간에서 넉넉한 마음의 소유자로 바뀌는 주인공 닉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웃기는 남자' 윌 페렐이 연기한다. 전작 '엘프맨'과 '앵커맨' 등에서 막무가내로 웃겼던 것과 달리, 이번 영화에서는 평범한 중년 사내의 외로움과 도전을 절절하게 표현한다.
같은 날 개봉될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 역시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치유할 수 있는 영화다.
황혼기로 접어든 일곱 남녀가 인도의 한 럭셔리한, 그러나 알고 보니 허름한 호텔에서 어울리며 자신의 문제점을 깨닫고 서로를 보듬는다는 줄거리다. '007' 시리즈의 주디 덴치와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의 톰 윌킨슨. '러브 액츄얼리'의 빌 나이 등 영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실력파 남녀 배우들이 기 막힌 연기 앙상블을 자랑한다.
8월말 공개될 곽경택 감독의 자전적 영화 '미운 오리새끼'와 5월부터 장기 상영중인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멜랑콜리아'도 '힐링 무비'로서 손색이 없다.
1980년 후반이 배경인 '미운…'은 군부 정권의 희생자를 아버지로 둔 한 대학생이 단기사병으로 입대해 겪는 기상천외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그 시절의 아픔을 달랜다. '멜랑콜리아'는 우울증에 시달리는 여주인공을 앞세워 각박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을 위로한다.
영화평론가 심영섭 씨는 "힐링의 성격이 강한 작품일수록 정서적인 정화의 기능을 제공하고, 내 안에 있는 조금 더 나은 나를 찾게 도와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