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출신 배우 전혜빈(29)의 실제 성격은 깍쟁이같은 외모와 달리,내숭없고 털털할 뿐 아니라 솔직하고 따뜻하다. 24일 막내린 jTBC '인수대비'에서 폐비 윤씨를 열연해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비로소 널리 인정받은 그는 "촬영을 하면서 울음을 참느라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 열독 오를 정도로 눈물
패악질을 일삼는 악역이었지만 안방극장을 눈물 바다로 만들었다.
특히 사약을 먹고 죽었던 화제의 마지막신에서 본인도, 시청자들도 펑펑 울었다. 사랑하는 임금과 눈에 밟히는 아들을 두고 누명을 쓴 채 죽음을 맞는 한스러움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지난 30년을 살면서 가장 많이 울었어요. 이전 작품에서는 일부러 눈을 아프게 해서 운 적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대사를 읊기 전부터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흘렀죠. 얼굴이 퉁퉁 붓고 열독이 오를 정도였어요. 사람을 울릴 수 있는 악역을 만나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 예능 이미지 때론 손해
출연 전만해도 '이사돈'이라는 별명을 얻게 한 예능 이미지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탓에 이번 배역을 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전작 '왕과 나' '야차' 를 눈여겨 본 작가와 간절한 열망으로 합류할 수 있었다는 그는 "예능 이미지 탓에 제작진이 캐스팅해놓고 고민하는 등 손해보는 경우도 있었다. 색안경을 끼고 날 무너뜨리려 하는 사람들이 미웠다"며 "깍쟁이처럼 보여도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내 연기를 본 후에는 달리 생각하겠지란 믿음으로 포기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 채시라 언니의 도움 커
그토록 원했던 배역을 어렵게 손에 넣은 만큼 연기 연습에 최선을 다했다.
걸을 때, 운동할 때, 머리를 만질 때 매 순간 손에서 대본을 놓지 않았다. 고3때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을 정도다.
시어머니 인수대비로 나왔던 채시라의 도움도 컸다고 말했다. "비록 종편이었지만 대충 연기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요. 특히 시라 언니는 10장이 넘는 대사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을 만큼 철두철미했죠. 그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목숨 걸고 연기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 아직도 내 배역에 젖어
채시라와는 고부 사이로 극한 대립을 했던 극중과 달리 실제론 다정한 사이다. "마지막 신을 끝낸 후 시라 언니에게 문자가 왔어요. '고생했고 잘해줘서 고맙다'고 하셨죠. 시어머니에게 원한을 품고 죽은 극중 감정이 남아있어 미웠는데, 문자를 보고 감동받았어요. 하하하."
그럼에도 아직까지 배역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듯 이따금 생각에 잠겼다. "아쉬움도 많았지만 잘 해낸 것 같다"며 뿌듯한 미소를 지은 뒤, 차기작에 대해 "이번에는 더 신중하고 싶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사진/서보형(라운드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