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와 장맛비. 유통업계 최대의 비수기가 시작된 7월 백화점들이 풀어야할 숙제 두 가지다. 지난달 29일부터 유례없이 긴 여름 정기세일을 이어가는 요즘 첫 주말 실적이 1~3% 늘어나는데 그쳐 '고객 모시기'가 더 급해졌다.
우선 더위와의 싸움이 한창이다. 여름철 에너지 절약을 위한 정부의 온도 제한 조치로 "덥다"는 고객 불만을 해결해야 했던 백화점들이 묘안을 내는 중이다.
최근 롯데백화점은 차가운 느낌을 주는 푸른색 계열의 고채도 색상 상품을 우선 진열하고, 고객을 응대할 때 얼음이나 바다 같이 시원한 느낌을 주는 단어를 사용하도록 했다. 이른바 '오감자극 쿨 서비스'다. 온도를 올릴 순 없으니 시각, 청각, 후각 등을 자극해 시원함을 느끼게 하겠다는 것이다.
향수도 이왕이면 청량감을 주는 향을 사용하고, 민트나 박하맛 사탕을 매장에 비치하며 물건을 건네받은 고객이 차가움을 느낄 수 있도록 아이스팩 등을 이용해 보관 온도도 낮추는 등의 아이디어가 활용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서비스아카데미 김영희 팀장은 "쿨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이 보다 오래 매장에 머무르도록 유도, 매출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여름엔 실외 주차장에 차를 뒀다 차 내부가 뜨거워져 곤혹을 겪는 일이 종종 생긴다. 현대백화점은 이런 불편을 고려, 실외 주차장에서 밖으로 나가는 차량 안에 냉기를 주입하고 얼린 물티슈를 제공하는 '쿨 섬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 서비스는 본점에서만 실시했지만 올해는 무역점, 천호점, 신촌점, 목동점까지 확대했다.
신촌점의 경우 전담 직원을 배치해 방문 고객에게 생수, 음료수, 아이스크림 등을 선착순으로 나눠준다. 무역센터점 직원들은 근무복장을 하와이안 티셔츠로 바꿔 입고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현대백화점 이대춘 마케팅팀장은 "장마와 무더위가 반복되는 여름엔 쇼핑도 힘들어지기 때문에 이색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며 "부채나 미니선풍기, 손수건 등을 사은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AK플라자는 비를 뚫고 매장을 찾는 쇼핑객을 위해 전점에서 'AK 레인 서비스'를 실시한다. 갑자기 비가 내리면 우산을 대여하고 쇼핑백이 젖지 않도록 비닐 커버도 씌워준다.
비 오는 날에만 주는 사은품도 준비했다. 구로본점은 비가 올 때마다 적립식으로 혜택이 커지는 '레인보우 마일리지 쿠폰'을 나눠준다. 평택점은 22일까지 비가 내리는 날마다 1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탈취제를 증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