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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멘붕' 확산의 주범들

[뉴스룸에서]

최근 유행하는 신조어 중 '멘붕'이란 표현은 정말 마음에 든다. 영어의 멘탈(정신)에 우리말 붕괴를 합친 기발함도 놀랍거니와 어감까지 어쩜 그렇게 입에 착착 감기는지. 가장 먼저 사용한 사람을 찾아 상이라도 주고 싶은 심정이 들 정도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아서 일까. 이미 인터넷 세상을 점령한 멘붕은 개그콘서트 등 TV프로그램을 넘어 신문에서도 종종 접할 수 있다. 올 연말 각 포털에서 발표하는 2012년을 빛낸 인기 검색어 앞자리를 차지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그런데 멘붕이란 단어가 이렇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신조어는 시대의 흐름을 담는다는데 정신이 붕괴될 정도로 황당한 일을 겪는 사람이 많아서 일까. 우리사회의 중요 사건·사고를 가장 먼저 접하는 기자 입장에서는 최근 들어 거의 매일같이 멘붕 상태다. 우선 몸도 잘 가누지 못할 정도인 위안부 할머니들이 1000회를 넘게 수요 집회를 하는데도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하지 않은 일본 정부와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우리정부가 추진했다는 뉴스는 마치 몽둥이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충격이었다. 더구나 위안부 소녀상에 대한 말뚝테러, 왜곡 역사교과서 확산, 일본 겐바 고이치로 외상의 독도 영유권 주장 망언 등이 끊이지 않는 상태에서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실과 외교부가 합작해 군사정보보호협정을 밀실처리하려 했다고 하니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 와중에 일본은 핵무장에 집단적 자위권까지 주장하는 본색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을 보면 100여년 전 일본의 침략 야욕을 알아채지 못했던 대한제국의 관리들 못지않게 오늘날 우리 공무원들이 '순진'한 것은 아니진 의심이 들 정도다.

멘붕 상황은 이것만이 아니다.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다며 침이 마르도록 홍보했던 영유아 무상보육이 시행된 지 불과 4개월 만에 재원부족으로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여기에 중단 책임을 놓고 지자체와 볼 성 사나운 설전까지 벌이는 모습은 '뚜껑'까지 확 열린다.

이쯤에서 끝나면 정신줄까지는 놓지 않으련만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부'의 핵심인사 20여명이 줄줄이 끌려가는 모습은 도저히 맨 정신으로는 볼 수 없을 지경이다.

지난 6월 정부가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정신건강 검진을 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혹시 이런 사태를 미리 예견한 조치는 아닌지 의심까지 든다. 국민의 정신 건강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정부라면 멘붕이란 신조어 확산의 주범이 자신들임을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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