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오자형 다리, 안짱다리로 불리는 휜다리는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면 무릎 내측 연골 손상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무릎 관절 사이에는 연골이 존재하는데, 무릎 안쪽 연골이 반대쪽보다 많이 닳게 되면 다리가 휘어보이게 된다. 이런 경우 무릎 연골이 닳는 관절염은 물론 반월상연골판 파열 등의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이미 손상된 연골은 스스로 재생되지 않고, 계속 범위가 커지기 때문에 무릎 안쪽의 압력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게 된다"며 "다리가 정상적이지 않으면 골반이 처지거나 척추가 굽어 어깨가 결리는 등 각종 관절 질환, 골격 질환을 가져온다"고 전했다.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더 많은 휜다리는 생활습관과 관련이 깊다. 오랜 시간 동안 무릎 꿇고 걸레질을 하거나, 쪼그려 앉아서 빨래하기 등 무릎에 무리가 가는 가사일을 해야 하는 한국 여성의 생활습관이 무릎을 빨리 상하게 만든다.
폐경 역시 영향을 미친다. 폐경을 겪은 여성은 여성 호르몬에 함유된 단백질을 구성하는 성분이 줄어들어 연골이 약하게 변하고, 손상을 입기 쉬운 상태가 된다. 휜다리를 동반한 연골손상의 특징은 치료하지 않으면 한쪽만 비정상적으로 닳게 된다는 것. 대개 무릎이 받는 하중이 무릎 관절 내-외측에서 분산돼 퇴행성관절염이 오더라도 연골 손상의 범위가 넓은 반면 진행되는 기간이 길다.
하지만 휜다리의 경우 집중적으로 하중을 받게 되는 무릎 내측 연골이 손상되면 진행이 빠르다. 연골은 쓰면 쓸수록 닳는 소모성 조직이기 때문에 이미 닳기 시작한 연골은 충격을 받는 만큼 손상이 가속화된다.
고 원장은 "이 경우 휜다리의 각도를 수술적 치료로 교정해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면서 손상된 연골을 재생시켜주는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골손상이 급격하게 진행된 환자의 연령대가 30~50대로 젊은 경우에는 자가조직으로 연골을 재생시키는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손상 범위가 2㎠이내일 때는 혈소판풍부혈장(PRP)주사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PRP주사요법은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응집과 치유의 역할을 하는 혈소판만을 농축해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병변에 직접 주사하면 각종 성장인자들이 손상된 연골이나 인대, 근육에 작용하여 세포증식, 콜라겐 생성, 상피세포 성장촉진, 신생혈관 재생을 돕고 약해진 연골이 더 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고 원장은 설명했다. /김민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