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당내 경선을 앞두고 있는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측의 한글 초성 아이콘이 발표 하루만에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측은 9일 "그동안 임태희 후보의 이름 초성인 'ㅇㅌㅎ'을 파란색 동그란 원 안에 넣어 사용해왔다"며 "재벌이 신생 소기업의 브랜드를 빼앗은 것과 똑같다"고 반발했다. 실제 임 전 실장은 5월부터 명함과 봉투 등 모든 공보물에 해당 아이콘을 사용해왔다.

박 전 위원장 측은 전날 빨간색 바탕의 스마일 그림과 말풍선에 박 전 위원장의 이름 초성 'ㅂㄱㅎ'을 흰색으로 새겨 넣은 아이콘을 공개했다.

변추석 미디어홍보본부장은 "대통령들을 지칭할 때 YS, DJ, MB 등 영문 약자를 많이 사용했는데,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면 한글이 필요하다"며 한글 초성 'ㅂㄱㅎ'의 의미를 설명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ㅂㄱㅎ'를 '비겁해' '비굴해' '보고해' 등으로 패러디했다.

민주통합당 김기식 의원은 박 전 위원장 캠프가 내건 슬로건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에 대해서도 "지난해 제가 시민운동가들과 함께 만든 시민정치조직의 명칭이 '내가 꿈꾸는 나라'"라며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전 위원장 캠프 조윤선 대변인은 "많은 분들이 패러디하시는 것은 관심과 재미의 방증"이라며 "좀 더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선거과정이 됐으면 한다"고 평가했다./배동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