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77) 새누리당 전 의원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던 중 저축은행 사태 관련 피해자들에게 넥타이를 잡히는 등 봉변을 당했다.

이 의원은 10일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거액을 수수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 이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이 전 의원은 오전 10시28분 변호인을 대동하고 영장 심사 법정으로 통하는 청사 서관 2층 입구에 들어섰으나 그를 기다리고 있던 저축은행 피해자 20여명과 마주쳤다.

피해자들은 '이상득을 구속하라' '대선자금 수사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이 전 의원의 앞을 가로막았다. 김옥주(51)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전 의원의 하늘색 넥타이를 움켜쥐고 "내 돈 내놔라"고 울부짖었다. 이 전 의원의 바지가랑이에는 다른 피해자들이 던진 계란 두 개가 날아와 묻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방호원들의 경호를 받아 간신히 엘리베이터에 올라탔으며 변호인에게 "어떻게 저런 사람들을 통제하지 못했나"며 불쾌한 표정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은 '청와대와 통화했나' '받은 돈을 대선 자금으로 썼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채 법정에 출두, 영장 실질심사에 응했다.

한편 영정전담 재판부는 이 전 의원에 대한 구속 여부를 이날 밤 늦게까지 논의했다./김유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