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측 캠프 사람들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이회창 때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캠프 인사들은 "박 전 위원장은 이회창 전 총재가 대선에서 두번이나 패했던 요인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회창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고 강조하고 있다.
캠프 사람들은 우선 박 전 비대위원장이 대선에 임하는 자세에 큰 변화가 생겼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07년 경선을 함께 했던 측근들은 "박 전 위원장의 권력의지가 대단히 높아졌다"고들 한다. 예컨대 "대중 앞에 나설 때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크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대중 앞에서의 언행이 인위적인 것이나 쇼처럼 비쳐지는 것에 대한 결벽증 같은 것이 있었으나 이제는 그런 것들을 대중과의 교감쯤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관계자들은 "그래서 일정을 짜는 데에도 상당한 여유가 생겼다. 적극적인 정치 행보를 기대해도 좋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일단 '현장'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5년전에는 만들어진 행사장에 가서 어색한 인사를 나누는 현장이 많았다면, 이번에는 다양한 사람들을 찾아가 소통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는 귀띔이다. 이상일 캠프 대변인은 "앞으로 박 전 위원장이 가는 곳마다 일종의 테마가 있는 방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의 정치적 위상은 5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탄탄해졌다. 지난 5년간 줄곧 '대세론'을 유지하며 여야를 통틀어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자리를 굳게했다. '준비된 대통령'의 이미지도 쌓았고, 세종시 수정추진에 반대 등으로 '신뢰의 정치인'으로 각인됐다. 정책과 메시지는 보수에서 중도 쪽으로 대폭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첫 도전 때는 성장 쪽에 무게를 두었다면, 이번에는 복지·분배에도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용인술에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경선캠프 구성 과정에도 인선 과정을 세세하게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5년전과 다른 결과를 낼 지 더욱 주목되는 이유들이다./이선훈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