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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필름리뷰] 칼퇴근 공무원과 문제적 인디밴드의 동거 이야기 '나는 공무원이다'



한대희(윤제문)는 시계추처럼 정해진 일상에 따라 움직이는 마포구청 소속 공무원이다. 인생의 좌우명은 '흥분하면 지는 거다'로, 빗발치는 주민들의 민원에도 언성 한 번 높이지 않는 '평정심의 대가'.

어느날 소음 발생을 처리해 달라는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나간 관할 주택에서 인디밴드를 만나게 되고, 평소 안면이 있던 부동산 중개업자를 이들에게 소개시켜 주지만 중개업자가 밴드의 보증금을 떼 먹고 도망가는 사건이 벌어진다.

밴드의 문제 제기를 우려한 대희는 할 수 없이 자신의 집 지하실에 거처를 마련해 주고, 기묘한 동거 생활을 시작한다.

12일 개봉된 '나는 공무원이다'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은 섣불리 세대 간의 멋진 화합과 우정을 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칼퇴근'해 TV 보기를 유일한 소일거리로 삼다 보니 유재석과 강호동을 친구처럼 느낄 만큼 무미건조한 일상을 사는 기성세대가 인디밴드로 상징되는 신세대의 이질적인 삶에 조금씩 젖어들긴 하지만 그 속도가 빠르지도 않을 뿐더러 모양새 역시 극적이지도 않다.

한국 사회 중년 남성들의 자아 찾기와 일탈을 그렸던 그동안의 드라마와 영화 대부분이 방황과 갈등, 도전과 성취로 이어지는 구조를 따라가기 바빴던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그래서 오히려 현실적이고 잔잔한 여운이 마음속에 더 진하게 스며든다.

양념하지 않은 음식처럼 담백한 줄거리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는 건 윤제문의 몫이다. 그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연기하는 주인공은 아마추어 뮤지션으로 잠깐의 외도를 시도하지만, 이제까지의 삶을 완전히 바꾸려 하지는 않는다.

내재된 에너지를 마구 쏟아내려는 와중에도, 결국은 일상에 순응하고야 마는 이 땅의 평범한 남자들을 무뚝뚝하면서도 무척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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