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휴대전화 제조회사로 잇따라 이직하면서 영업 비밀을 빼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이같은 혐의로 모토로라 전 직원 김모(38)씨를 20일 불구속 입건했다. 또 대리점 정보와 직원 개인정보를 빼내 김씨에게 넘긴 혐의로 모토로라 직원 윤모(32·여)씨를 함께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모토로라 영업직원으로 일하던 김씨는 지난해 4월 초 경쟁업체인 HTC로 이직하면서 모토로라 최신 스마트폰의 출시 시기·가격·판매전략 등 핵심 영업비밀을 가져가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모토로라 재직 당시 동료였던 윤씨로부터 대리점 1000여곳의 정보와 관련 직원 1만8000여명의 개인정보도 건네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또 지난해 8월 다시 애플로 이직하면서 모토로라와 HTC 두 회사의 영업비밀을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은 김씨와 별도로 HTC에서 애플로 이직하면서 광고소요예산·판매목표수치·마케팅 전략 등을 빼낸 HTC 전 이사 백모(40)씨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영업비밀이 유출돼 1000억원 상당의 피해를 봤다는 모토로라 측 수사 의뢰를 받고 지난해 10월 애플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김씨 등의 범행을 밝혀냈다"며 "개인 차원의 범행으로 보이며 해당 경쟁업체들이 범행에 가담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이국명기자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