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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영화 '도둑들'의 이정재 "허세작렬 뻔뻔도둑 흥행대박 훔칩니다"

'범죄의 재구성' 놓친 뒤 후회, 최동훈 감독 러브콜에 환호 대작 필패론 이번엔 깨질 것



배우, 그것도 남자 배우에게 "당신은 폼나지 않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가 오히려 낫다"는 말은 매우 기분 나쁘게 들릴 수 있다. 25일 개봉될 '도둑들'에서 '허세 작렬' 도둑 뽀빠이 역을 호연한 이정재(39)는 그러나, "사실이다. '태양은 없다' '오!브라더스'등 이제까지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출연작들을 보면 하나같이 구질구질했다"며 무척 쿨하게 인정했다.

▶ 선택

2004년 '범죄의 재구성' 때 최동훈 감독의 출연 제의를 거절했었다.

솔직히 처음엔 시나리오가 썩 좋지 않았는데, 나중에 완성된 영화를 보고 당시의 선택을 미친 듯이 후회했다. 하하하.('오!브라더스'에서 함께 작업했던) 김용화 감독의 주선으로 최 감독과 다시 만나 친해지고 나서 '도둑들'의 시나리오를 받았다.

배우로서 출연하지 않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냉큼 하겠다고 달려들었지. (김)윤석 형이나 (김)혜수 누나, (전)지현이도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 열등감과 콧수염

극중 뽀빠이는 마카오 박(김윤석)에 대한 열등감으로 똘똘 뭉친 친구다. 마카오 박의 연인인 팹시(김혜수)를 좋아하는 것도 마카오 박이 가진 모든 것을 동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너무 잘나거나 혹은 비열해도, 또 너무 코믹해도 안되는 인물로 성격 잡기가 애매모호했다. 그래서 고민하던 어느날, 최 감독이 콧수염을 길러보라고 권유하더라. 원래 수염이 많지 않아 노력해서 길렀더니, 거짓말처럼 캐릭터가 잡히기 시작했다.

▶ 경쟁 혹은 기 싸움

신하균 씨와 오달수 선배까지 출연진 전체가 밥 먹는 자리에서 '내가 언제 이 사람들과 한 작품에서 일해볼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더라. 나를 포함한 모든 배우들이 혼자만 튀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접어놓고 들어왔으므로 신경전은 있을 수 없었다.

이를테면 윤석 형과 임달화 형님이, 혜수 누나와 지현이가 한판 세게 붙었다면 재미난 가십거리였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루는 윤석 형이 달화 형님에게 "중국 술을 좋아한다"고 말하니까, 달화 형님이 다음날 박스 채로 선물했다. 술을 보자마자 윤석 형이 '따거'(큰 형님이란 뜻의 중국어)로 모시기 시작했는데 동생들이 뭘 보고 배웠겠나. 으하하하.

▶ 케이퍼 무비? 홍콩 누아르?

할리우드의 케이퍼 무비(범죄를 모의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꼼꼼하게 그리는 장르)로 시작해, 후반부엔 홍콩 누아르 분위기로 전환하는 최 감독의 판단이 무척 현명했다고 생각한다.

따져보면 '오션스 일레븐'도, '이탈리안 잡'도 범죄의 시작엔 개인적인 원한이 숨어있다. '도둑들'은 한국적인 정서를 더해 그같은 동기를 강화했다. 일반적인 케이퍼 무비와 차별화될 수 있는 대목으로, 우리만의 독특한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고 자신한다.

▶ 2년이란 세월

2년전 '하녀'가 개봉되고 나서 몇몇 작품을 준비했다가 아쉽게 무산됐다. 그 중에는 '의뢰인'이 있었고, '하녀'에서 호흡을 맞췄던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도 있었다.

범죄자를 연기할 뻔했던 '의뢰인'은 연출자와 캐릭터 해석이 일치하지 않아 막판에 출연을 취소했고, '돈의 맛'은 촬영 시기가 늦춰지면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론 조금 아쉬운 감도 있다. '하녀'로 오랜만에 탄력을 받아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은 욕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서 '도둑들'을 만날 수 있었으니 만족한다.

▶ 흥행 예감

제작자와 연출자, 배우들로선 해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해 봤으므로 후회가 없다. 단, 흥행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은 여느 때보다 강하다. 1~2년 전부터 제기되고 있는 '대작 필패론'이 우리 영화로 불식되길 원한다.

중국 개봉도 예정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 감독의 인지도가 현지에서 꽤 높고, 달화 형님도 계시므로 성공 예감이 든다./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사진/한제훈(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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