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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필름리뷰] 오랜만이라 더 반가운 성인 호러물 '무서운 이야기'



한 괴한(유연석)이 납치한 여고생(김지원)에게 "잠이 오지 않는다.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요구한다. 소녀는 기억속의 무서운 이야기를 꺼내어 살아남는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어디서 많이 본 설정이다. 어질고 현명한 처녀 세헤라자데가 1000일 하고도 하루 더, 매일 밤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줘 여자에 대한 증오로 가득했던 왕의 마음을 되돌려 놓았다는 '천일야화'의 큰 틀이다. 25일 개봉될 옴니버스 호러물 '무서운 이야기'의 구성 방식이기도 하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해와 달'로, 어린 남매가 엄마 없는 집에서 겪는 공포를 그린다. 연쇄살인범과 스튜어디스가 비행기에서 사투를 벌이는 '공포 비행기'와 동명의 전래 동화를 각색한 '콩쥐, 팥쥐'가 뒤를 잇고, 구급차에 탑승한 좀비 바이러스 감염자를 찾아내는 '앰뷸런스'가 마지막을 장식한다.

공포 유발 지수로 보면 최근 1~2년 동안 개봉됐던 한국 공포영화들 가운데 비교적 상위권에 속한다. '해와 달'은 움직임 적은 여자 귀신의 등장이 한때 기세등등했던 J-호러(일본 공포영화)의 분위기를 강하게 풍기고, '공포 비행기'는 제한된 공간에서 학살극이 일어나는 슬래셔 무비에 역시 귀신 이야기를 곁들여 비명을 자아내게 한다.

질투에 사로잡힌 자매의 은밀한 심리를 파헤친 '콩쥐…'는 외모 지상주의에 사로잡힌 현대 여성들을 비꼬는 풍자의 성격이 짙어 살짝 쉬어가기에 적합하고, '앰뷸런스'는 누가 괴물인지를 가려내야만 하는 좀비 영화 특유의 '극적 장치'를 충실히 따른다.

아쉬운 점은 각각의 에피소드를 관통하는 '흐름'이 좀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옴니버스물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유기적 이음새가 헐겁다는 얘기다. 연출자들이 각자의 기량을 뽐내다 보니, 정작 하나로 묶는데 다소 소홀하다.

그럼에도 한여름 무더위에 지친 관객들에게는 '골라먹는'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임에 분명한 듯싶다. 특히나 표현 수위를 무리하게 낮춰가면서까지 관객층을 넓히려 애쓰는 최근의 몇몇 한국 공포영화들과 달리, 과감하게 18세 이상 관람가에 도전한 대목은 인정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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