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테 (전화)하신 적 없잖아요."
7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선경선 후보간 토론회. 박근혜 후보가 김문수 후보에게 물었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대통령의 새로운 리더십'을 주제로 한 질의 응답에서 벌어진 일이다.
먼저 박 후보가 "새로운 리더십이 과거를 다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정권도 공과가 있는데 과거 정권에서 어떤 걸 계승해야 한다고 생각하나"고 김태호 후보에게 물었다. 이에 김 후보는 "목숨을 건 정치, 그런 리더십을 배워야 한다. 박정희 대통령의 국가관도 이어가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문수 후보는 "5·16이나 유신에 대해 논란이 많은데 (박 후보는) 민주주의와 산업화를 동시에 포용하는 리더십에 대한 아쉬움이 있고 불통 이미지가 강하다. 전화도 안되고 연락하기도 뭐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박 후보는 "5·16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가 있는데 우리 스스로도 심판에 서야 한다"고 대답을 비켜갔다. 그러면서 "김 후보가 전화하시면 언제든지 받는다"고 웃음으로 무마했다.
김태호 후보가 "측근들과 불통에 대해 얘기해본 적이 있나"고 하자, 박 후보는 "잘못 알려진 게 많다. 전화는 올 때마다 받고 편지가 오면 답을 하느라고 전화를 했다. (전화해도 안 받는다고 말한 분이 있어) 왜 그렇게 말하냐 (질문)했더니 보도가 잘못 나간거라고 했다"면서 김문수 후보를 겨냥, "저한테 (전화)하신 적 없잖아요"라고 맞받았다.
4·11총선 공천헌금 의혹을 놓고 비박(비박근혜) 주자들의 경선 보이콧 파동이 봉합되긴 했지만, 깊게 패인 감정의 골을 드러낸 토론회였다.
한편 재래시장, 시내버스, 서점 등에서 벌어진 상황에 즉석 대처를 해달라는 주문에는 각 후보들이 순발력을 발휘했다. 김문수, 안상수 후보는 각각 대중가요 '찔레꽃', '여수밤바다'를 불렀고, 김태호 후보는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 춤을 추며 패러디 노래를 불렀다./이선훈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