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간 수돗물이 끊기고 에어컨도 켜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지칠 줄 모르는 살인적인 폭염 속에 시민들의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다. 강수량 부족과 폭염으로 수도권 일부 지역 수돗물에서 악취가 나는데다 이틀 연속 전력 수급 경보 '주의'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대도 제대로 된 대책 없이 폭염 탓만 정부 때문에 시민들의 불안은 공포로 바뀌고 있다.
◆수돗물에서 악취가=녹조 현상이 심해지면서 수돗물에서 악취가 나는 지역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7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북한강의 경우 녹조가 강원도 춘천시 의암호에서부터 경기도 남양주시 팔당호를 거쳐 한강 본류인 서울 잠실 수중보까지 긴 띠를 형성하고 있다. 수도권 식수원인 북한강 상류와 팔당호 일대는 이미 지난달 27일과 지난 3일 각각 '조류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악취물질인 지오스민 농도가 크게 증가하면서 경기도 남양주 등의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도 제기되고 있다.
한강 본류 서울지역 5개 취수장 가운데 이미 암사·구의·풍납취수장 3곳에서 한차례 기준치를 넘은 서울시도 8일 한 차례 더 측정해 기준치를 넘으면 조류주의보를 발령하기로 했다. 조류주의보가 발령되면 황토 12t을 뿌릴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북한강 쪽 조류가 심각해 주말에 비나 태풍이 오지 않으면 다음 주 초에는 서울시 구역에도 조류주의보가 발령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의보 발령시 수돗물은 끓여 먹고 한강에 나가더라도 물에는 들어가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전력대란 재발하나=전력수급도 연일 비상이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오후 2시15분을 기해 전력수급 경보 '관심'을 '주의'로 상향 조정했다. 전력거래소는 예비전력 300만㎾ 미만인 상태가 10분간 지속해 경보를 발령했으며 예비전력은 261만㎾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전력거래소는 이에 앞서 오전 11시 20분을 기해 순간 예비전력이 330만㎾로 떨어져 전력 경보 '관심'을 발령했다.
이틀연속 대규모 정전사태인 '블랙아웃' 직전까지 갔던 셈이다.
문제는 직장인들이 휴가에서 복귀하는 다음 주부터는 전력난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폭염에 올림픽 중계까지 겹치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전력피크시간대 냉방기 사용을 자제하는 등 전 국민이 절전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력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정부가 제대로 된 대책도 내놓지 못하면서 국민들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며 비난하고 있다.
광화문에서 만난 한 시민은 "에어컨을 아무리 세게 틀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데 전기 사용을 줄이라니 정부 청사는 선풍기만 틀어도 시원한가 보다"며 "매년 전력난, 수돗물 비상이 반복되는데도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을 보면 정부관리 전부가 더위 먹은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