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유봉 제1전망대에서 바라본 비진도. 길쭉한 사주가 안 섬과 바깥 섬을 연결하고 있다. 두 개의 섬을 둘러싼 산호빛 바다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동양의 나폴리' 통영 바다 위에 올레길이 펼쳐진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아름다운 풍광의 비진도, 매물도 등 통영 앞바다의 6개의 섬에 탐방로를 만들어 '한려해상 바다백리길'을 선보였다.
낙조로 유명한 미륵도 달아길 14.7㎞, 이순신 장국의 역사가 숨쉬는 한산도 역삭실 12.0㎞, 비진도 산호길 4.8㎞, 연대도 지겟길 2.3㎞, 매물도 해품길 5.2㎞, 소매물도 등대길 3.1㎞ 등 총 42.1㎞여서 100리에 이른다.
◆황금빛 낙조 감상! 미륵도 달아길
미륵도 달아길은 미래사에서 미륵산, 희망봉, 달아전망대까지 이어진다.
경사가 심하지 않고 풍광이 빼어나 탐방하기 좋은데, 미륵도에서 가장 높은 미륵산은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케이블카 큰 창 너머로 울창한 숲과 쫓빛 바다를 구경하는 것도 잠시, 금세 정상에 닿는다. 나무 데크를 따라 미륵산 전망대에 오르니 다도해의 섬들이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해안을 따라 나란히 뻗은 산양일주도로는 해질녁에 달려야 제 맛이다. 특히 그 중간 정도에 위치한 달아공원에선 환상적인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새파란 하늘에 붉은 기운이 감돌더니 어느새 몽환적인 황금빛으로 물들어버렸다. 순식간이다. 해가 넘어갔다. 그런데 그 뒤에 잔잔히 토해내는 붉은 빛이 더욱 아름답다.
◆여유가 넘친다! 비진도 산호길
통영에서 배를 타고 남쪽으로 30분 정도 달리면 모습을 드러내는 비진도는 소매물도·한산도에 비해 입소문이 나지 않아 사람의 손 때가 덜 묻어 있다.
외항마을 선착장에 내려 새파란 선을 따라 걷자 산호길이 나타났다. 선유봉(해발 312m)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바다 백리길이라고 제주 올레길의 완만한 평지를 떠올려선 안 된다. 가파른 숲길이 계속된다. 평소 '산에 좀 오른다'고 자랑하는 사람도 버겁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오르면서 신기한 풀과 나무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산호길 주변은 사약의 재료로 쓰였던 천남성, 비진도콩 등 남쪽 섬 특유의 자생식물이 많이 자라고 있어 '자연 생태 박물관'이라해도 손색이 없다.
출발한지 40분. "더 이상 못 오르겠다"며 주저앉고 싶을 때 즘 미인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여인의 오똑한 콧날을 닮았다. 바위를 바라보자 시원한 해풍이 등을 떠민다. 숨 한 번 크게 쉬고 다시 발걸음을 뗐다. 드디어 미인 전망대(해발 300m)다. 확 트인 시야에 눈이 시리다. 산호빛 바다가 가느다란 모래톱으로 이어진 두 개의 섬을 에두른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