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폭염이 보름이상 지속되면서 우리 수중 생태계가 녹조(강)와 적조(바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강엔 4년 만에 조류주의보가 예상되고 남해안도 4년 만에 적조경보가 내려 관련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오늘 한강에 주의보 발령 예정=서울시는 지난 1일 잠실수중보 인근 5개 지점에서 검출된 남조류 세포를 분석한 결과, 3개 지점에서 간질환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을 분비하는 마이크로시스티스가 검출됐다고 8일 밝혔다. 단 분석결과 독성물질이 검출되지 않아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날 한강의 수질을 측정하고 또다시 기준치를 넘을 경우 이르면 9일 조류주의보를 발령할 예정이다. 한강 수계에 주의보가 발령되면 2008년 이후 4년 만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녹조현상에 장기적·영구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고도정수시설 완공을 서두를 방침"이라며 "올해 광암 정수센터, 2014년 강북·구의 정수센터의 고도정수시설 공사를 마무리하고 예산문제 때문에 2015년으로 늦춰진 암사·뚝도 정수센터의 완공도 2014년으로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해안에 첫 적조경보=국립수산과학원은 이날 경남 남해도 남면 종단에서 서면 종단 해역에 올해 첫 적조경보를 발령했다. 수산과학원은 지난달 30일 올해 첫 적조주의보를 내린 뒤 3차례에 걸쳐 적조주의보 해역을 확대했다.
특히 조류나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적조띠의 이동·확산·변동거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수산과학원은 우려했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4년 만에 적조경보가 내려진 남해도 서면과 남면 해역의 해상가두리, 전복육상양식장, 새우종묘양식장에서는 황토를 살포해야 하며 육상 양식장의 경우에는 해수를 여과해 공급하고 먹이량을 조절해야 하며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는 등 어장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녹조·적조 어떻게 다른가=적조와 녹조는 둘 다 기온 상승으로 인해 수온이 크게 올랐을 때 잘 발생한다. 녹조는 하천·호수 등에 영양물질이 과다 공급됐을 때 물속의 녹조류가 대량으로 증식해 물 위로 떠오르는 것을 말한다. 식물성 조류의 색 때문에 물이 녹색으로 변한다.
적조는 바닷물에 영양염류가 많이 유입돼 동물성 플랑크톤이 급증하는 형상을 일컫는다. 이때 바닷물은 플랑크톤 색의 영향을 받아 붉게 변한다. 문제는 물 위로 뜬 녹조류와 플랑크톤(적조)이 물속 영양분·산소를 소모하는 한편 공기 중 산소가 물속에 녹는 것도 막으면서 수중 생태계를 망치고, 어류의 집단 폐사를 유발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