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여 관객이 일제히 '말춤'을 췄다. 객석의 뜨거운 열기에 무대에도 실제로 불이 붙었다.
신곡 '강남스타일'로 국내외를 강타중인 싸이가 공연 '썸머스탠드 훨씬 더(THE) 흠뻑쇼'로 11일 막바지 무더위를 날렸다.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이날 공연은 싸이의 '공연 노하우'를 집대성한 무대였다. 가로 80m 세로 50m의 티(T)자 돌출 무대에 설치된 스프링쿨러와 객석의 스프링클러와 제설기에선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졌고, 주최 측으로부터 미리 제공받은 우비를 입은 관객들은 물 세례를 맞으면서도 즐거워했다.
10대부터 50대까지를 모두 겨냥한 곡 선정도 돋보였다. '새' '챔피언' '라잇 나우' 등 기존의 히트곡들로 객석을 한껏 달군 뒤 '아버지'와 윤복희의 '여러분'으로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패러디 무대에선 씨스타와 레이디 가가를 싸이 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 눈길을 끌었다. 싸스타와 레이디 싸싸란 이름으로 분장하고 등장한 그의 모습에 객석은 웃음바다가 됐다.
아이돌 그룹들의 공연장만 주로 찾던 해외 취재진도 열기에 가세했다. '강남스타일' 신드롬을 가장 먼저 알렸던 미국 CNN과 ABC, 월스트리트저널, 영국 로이터 통신, 프랑스 오채널 등이 관람했다.
이밖에 보아와 지성 - 이보영 커플, 황신혜 등 동료 연예인들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편 싸이가 '끝'을 부르던 중 폭죽 불꽃이 무대 꼭대기의 천에 옮겨붙어 화재가 일어나 불씨가 무대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다행히 방염 처리된 천인 덕분에 큰 화재로 번지지는 않았다. 공연이 잠시 중단되자 사이는 "얼마나 불같이 놀았으면 불이 나겠느냐"며 "요즘 좋은 일만 있는데, 이런 거 하나 잘못 되면 밤새 통곡한다"고 말해 격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