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신사의 품격'이 낳은 최고의 스타를 꼽으라면 가수 주니엘(19)을 빼놓을 수 없다. 임메아리(윤진이)의 테마곡으로 쓰인 국내 데뷔 앨범 타이틀곡 '일라 일라'는 방송이 끝난 지 열흘이 지나고도 주요 음원 차트 톱10을 지키고 있다. 신인답지 않은 실력과 깊은 감성을 보여준 그는 졸린 듯 하면서 다부진 눈매, 어떤 질문에도 야무지게 대답하는 모습에서 만만치 않은 내공을 느끼게 한다.
6월7일 데뷔 앨범을 발표하고 한창 바쁘게 활동하는 가운데에도 '신사의 품격'은 한 회도 빼놓지 않고 챙겨봤다.
"태산 오빠(김수로)의 열렬한 팬이었어요. 재미있는 남자를 좋아하는데 제게는 완벽한 조건이었죠. 주위에는 중간에 윤이 오빠(김민종) 쪽으로 갈아탄 친구도 있는데, 저는 태산 오빠를 꿋꿋이 지켰어요."
'일라 일라'는 이 드라마를 대표하는 OST로 큰 인기를 누렸다. 길가에 피어 있는 들꽃을 '일라'라는 단어로 지칭하며 첫사랑을 그리워하는 감정을 들꽃에 담았다.
"'시크릿 가든'을 재미있게 보고 김은숙 작가님을 좋아했는데 그분의 작품에 노래가 실리고 이렇게 관심도 많이 받게 됐으니 더 없는 행운이죠."
열혈 시청자로서 가장 매력을 느낀 캐릭터는 민숙(김정란)이다. 정록(이종혁)과의 관계가 재미있고, 어린 나이지만 민숙의 농익은 매력에 푹 빠졌다고 했다.
"워낙 재미있게 봐서 나도 언젠가 저런 연기를 한번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만약 저랑 맞는 캐릭터를 찾는다면 홍프로(윤세아)요? 조금 비슷하다는 인상은 받았어요. 자존심이 세고, 언제나 당당하고, 못해도 '내가 짱'이라는 자신감으로 살거든요."
타고난 담력과 긴장하지 않는 성격은 그만의 독창적인 길을 가능하게 했다. 가수를 꿈꾸며 오랫동안 기타를 연주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음악과 기타는 친구이자 장난감이었다. 그러던 중 초등학교 6학년 때 보아가 출연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가수의 꿈을 구체화 했다.
"선배님이 일본에 진출한 과정을 소개한 프로그램이었는데요.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어요."
중학교 2학년 때 지금의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기타를 치는 여자 솔로 가수의 성공을 점치기 힘들었지만, 그는 일찌감치 자신의 길에 확신을 가지고 준비했다. 같은 소속사 선배인 아이돌 밴드 FT아일랜드의 성공은 그에게 더욱 힘을 불어넣었다.
2010년 6월부터 올해 초까지 일본에서 보낸 유학생활은 실력을 더욱 탄탄히 다지는 계기가 됐다.
"일본에서는 밴드나 악기를 연주하는 솔로 가수가 메이저 무대에서 우리 보다 훨씬 활발히 활동하잖아요. 그런 문화를 경험하고 기본기를 닦고 싶었어요. 도쿄에 머물며 매주 2~3번씩 시부야역, 신주쿠역 등을 돌아다니며 길거리 라이브를 한 게 지금 활동하는데 큰 힘이 됐어요."
'강심장'을 가졌다는 게 그의 가장 큰 장점인 만큼 일본에서 홀로 생활했지만 외로움이나 큰 어려움 없이 보냈다. 외면받기 일쑤인데다 매 번 낯선 사람과 만나는 길거리 라이브도 그에게는 새로운 세상을 여는 재미있는 소통의 창구였다. "지금까지 한 번도 주눅들거나 긴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 유학 초창기에 유명 음반사 EMI재팬이 주최하는 오디션 대회인 '니지이로 슈퍼노바'에 지원해 수천 명의 지원자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과 7월에는 일본에서 두 장의 인디 음반을 냈고, 11월에는 메이저 데뷔 앨범도 발표했다. 그리고 올해 6월 3곡의 자작곡이 포함된 데뷔 앨범을 국내에 발표했다.
"올해 목표는 이름을 알리는 거예요. 앞으로 오랫동안 음악을 하며 명곡을 남기고 싶은 게 꿈이에요. 그리고 볼 수록 매력적인 여자로 기억되고 싶은 바람도 있죠."/유순호기자 suno@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