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공식 행보 첫날부터 '파격'을 보였다.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것이다. 대선후보 선출이후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참배한다는 형식을 취했다.
박 후보는 우선 첫 일정으로 이날 오전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고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이어 오후2시 비행기편으로 봉하마을로 내려가 오후 4시 노 전 대통령의 묘역에 참배했다.
박 후보의 봉하마을 방문은 두번째다. 3년전 노 전 대통령 서거한 다음 날인 2009년 5월 24일 조문차 봉하마을을 찾았지만 마을 입구에서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반대로 되돌아왔다. 이날도 박 후보 지지자와 그의 방문을 반대하는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 200여명이 서로 충돌해 박 후보의 방문시간이 당초 일정보다 30분 정도 늦춰졌다.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박 후보가 도착하자 "여기가 어디라고 오냐. 새누리당 반성하라"면서 길을 막아 한때 박 후보자가 휘청하기도 했다. 방문은 전날 대선후보로 확정된 직후 박 후보가 전격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반응은 갈렸다. 문재인 후보 측은 환영했다.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추구했던, 상대를 인정하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통해 국민통합을 이뤄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아직도 진실이 규명되지 않고 의혹으로 남아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박 후보가 적극적인 실천의 의지와 노력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했다.
그 밖의 반응은 싸늘했다. 민주당은 "득표를 위한 정치적 쇼"라고 폄하했다. 손학규 후보 측은 "진정성도 없이 수단을 불사하고 국민 마음을 얻어 보려는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면 큰 오산"이라고 말했다. 김두관·정세균 후보 측도 "사과가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정성호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와 정치검찰에 의해 돌아가셨다. 집권여당의 대선후보로서 진정한 사과와 반성 없는 전격 방문은 보여주기식 대선행보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