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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90년대 감성 복고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어떻게 성공했을까



올 여름 한 편의 케이블 채널 드라마가 폭발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자타 공인 H.O.T '빠순이'(소녀 팬을 낮춰 부르는 속어) 성시원(정은지)의 1990년대 학창 시절을 다룬 tvN 16부작 '응답하라 1997(이하'1997')'로, 21일 방송에서 최고 시청률 5.6%(TNmS리서치)를 기록하며 케이블 드라마의 새 역사를 썼다. 톱스타도, 높은 제작비도 없는 이 드라마의 성공 비결을 분석했다.

▶언제?

이 드라마의 시간적 배경은 90년대 후반이다. 70~90년대를 주로 다뤘던 기존의 복고 드라마와 달라진 점이다. "아빠의 복고는 '세시봉'이지만, 나의 복고는 H.O.T"라는 성시원의 대사처럼 '젊어진 복고'를 전면에 내세웠다.

연출을 맡은 신원호 PD는 "10대부터 40대까지 90년대 유행가를 흥얼거리는 모습을 보고 그 시대의 대중문화에 나이와 시대를 관통하는 매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 역시 90년대 대중문화에 열광했던 젊은이로서 '그 때가 정말 최고였다'는 자부심이 있다. 그것을 드라마에 반영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어디서?

제작진은 빠듯한 촬영 일정에도 '무(無)세트 올 로케이션' 촬영 원칙을 고수하며 철저히 '부산 스타일'을 추구 중이다. 대사가 주는 '말 맛'을 살리기 위해 기획 단계부터 사투리 사용이 설정돼 있었다. 처음에는 작가진 중 한 명의 고향인 전주가 물망에 올랐으나, 보다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곳을 찾다보니 제2의 도시인 부산을 골랐다는 후문이다.

▶누가?

기획을 담당한 이명한 책임 프로듀서를 비롯해 이우정 작가와 신 PD 모두 KBS2 '해피선데이'에서 10년간 손발을 맞춘 '드림팀'으로 최고의 호흡을 자랑한다. 작가와 연출이 철야 회의를 거쳐 함께 대본을 쓰는 예능 프로그램식 제작 과정은 이 드라마가 '별종'일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비결이다.

주연 정은지를 비롯한 경상도 출신 가수들의 '네이티브 사투리'도 호평 일색이다. 예능 출신 제작진의 가요계 인맥이 의외의 보석을 건져낸 결과다. H.O.T 토니 역의 토니, 야구선수 추신수의 아역으로 출연한 친동생 추민수 등 다채로운 카메오도 극의 리얼리티를 살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무엇을?

패션·제과 등 전문적인 소재를 차용했던 기존의 복고 드라마와 달리, 그 시절 10대를 겪었다면 누구나 경험하거나 지켜봤을 법한 '1세대 아이돌 빠순이'로 공감을 이끌어냈다.

시원 - 윤제(서인국) - 준희(호야)의 삼각관계 등 10대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는 보다 넓은 시청층의 시선을 붙잡았다. 2012년 동창회와 1997년 학창시절이 교차편집되면서 15년 사이 변해버린 러브라인의 반전을 추리하는 재미도 각별하다.

▶어떻게?

보는 사람의 무릎을 치게 만드는 고증은 사극을 방불케 한다. 일명 '도쿄대첩'으로 불렸던 축구 한일전을 비롯해, 공개방송을 앞두고 벌어졌던 '클럽 H.O.T'와 'D.S.F'의 육탄전 등 실제 사건에서 힌트를 얻은 에피소드가 줄을 잇는다. 815콜라와 다마고치 등 '깨알 소품'도 눈에 띈다. 도학찬(은지원)의 삐삐는 신 PD가 본가에서 직접 갖고 올라온 소장품이다.

당시 팬들이 토니의 자가용을 부르던 별명이나, '왕언니'가 통솔하던 팬클럽 문화까지 재현됐다. 시원만큼이나 실제로 열렬한 H.O.T의 팬이었던 작가진의 '셀프 신상털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신 PD는 "아는 만큼 재밌는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90년대 후반 팬클럽 문화의 한 가운데 있었던 작가진의 경험은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양분"이라고 귀띔했다.

▶왜?

다음 달 11일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시즌제 제작을 요구하는 글들이 시청자 게시판에 넘쳐나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997'의 성공 요인을 '위로'라고 분석했다. "외환 위기를 겪던 90년대 후반, 대중문화는 피곤한 일상의 피난처였고 이같은 대중문화의 위로' 효과는 2012년에도 유효하기 때문에 세대를 뛰어넘는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디자인/양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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