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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예술계 이단아' 이승택 엿보기

▲ 소불알



'영원한 이단아'로 불리는 조각가 겸 설치미술가 이승택(80)이 60여 년의 작품세계를 되돌아보는 회고전을 마련했다.

성곡미술관에서 10월 21일까지 열리는 '이승택 1932~2012 : Earth, Wind and Fire' 전은 기성의 가치에 도전해온 작가의 실험적 예술세계와 치열한 저항정신을 돌아보는 자리다. 대형 설치작업 20여 점을 비롯해 조각, 회화, 도자, 사진 등 모두 8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함경남도 고원 출생인 그는 민족을 사지로 몰아넣었던 한국전쟁 당시 월남했다. 그 후 규정된 모든 것을 의심하고, 기존 질서와 고정관념을 온몸으로 거부했다.

홍익대 미대 1학년 때인 1955년 석고 데생 시간에 남들처럼 흰 종이에 연필로 그림을 그리지 않고, 커다란 검은 종이에 분필로 비너스 전신상을 극 사실적으로 그려 담당교수로부터 "그림이 아니다"는 혹평을 들었다. 2학년 때는 하나의 받침대 위에 두 개의 조각상을 연출해 국전에 출품했다가 낙선했다. 이후 국전을 거부하고 주류와 타협하기보다 한국 현대미술계에서 어떤 그룹에도 속하지 않은 채 혼자만의 독자적인 작업 세계를 펼쳐왔다.

"작업 초기부터 세상을 거부하고 골방에서 하고 싶은 작업을 했죠. 그러다 보니 점차 외골수로 변하더라고요. 허허"

그의 작업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 중 가장 오래된 '소불알(1957)'은 '오뉴월에 쇠불알 떨어지기만 기다린다'는 속담에서 영감을 얻었다. 쇠불알 떨어지면 주워서 구워 먹으려는 비현실적인 기대를 꼬집은 것으로 소의 음낭 형태로 만든 나무 조각들을 작은 액자에 달랑 매달아 뒀다.

대학 졸업 후에는 바람, 불, 연기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미물질적인 것에 집중했다. 바닷가에서 펼쳐지는 토속적인 풍어제의 울긋불긋한 깃발 형태 등이 바람을 응용한 작업이다.

70년대에는 남녀의 성기를 주제로 다양한 작업을 펼쳤다. 노골적이고 적나라해 '19금' 코너를 별도로 마련했다. '물렁한 암석(1964)' '궁둥이(1975)' '털 난 캔버스(1975)' 등으로 성징을 강조하지만 세상 잘난 것들에 대한 독설과 야유, 제도와 기성에 대한 비판이 가득하다.

"집사람도 이런 작업을 싫어했죠. 하지만 작가는 하고 싶은 작업을 할 수 있는 용기와 대담성이 필요해요."

시작이 '반(半)'이라는 말이 있지만, 시작부터 '반(反)'이었던 작가의 예술정신이 그대로 느껴진다. 문의:02)737-7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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