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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배순탁의 사운드컬처 : 파격 들고 돌아온 델리스파이스



정규 앨범으로만 승부수를 던져오던 델리스파이스가 처음으로 발표한 미니앨범 첫 곡이자 타이틀인 '연'의 러닝 타임은 장장 7분에 달한다.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도 아닌데, 형식적인 측면에서의 파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발표한 7집은 일렉트로니카를 실험하며 팬들과 평단으로부터 상반된 평가를 추수했다.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와중에 '차우차우' '고백' 등의 뒤를 잇는 대표곡이 탄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5년 이상의 공백기를 고려하면 분명히 아쉬운 결과였을 것이다.

신보에서는 15년의 경력을 자랑하듯 '밴드 사운드'로의 회귀를 시도했다. 자연스러운 연주의 합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밀고 당기고, 힘을 줬다 빼고, 능수능란하게 강약과 템포를 조절하는 멤버십이 돋보인다.

그 중에서도 '연'은 발군의 완성도를 뽐낸다. 일정한 패턴이 반복되는 구성이지만, 부드러운 도입부와 몰아치는 후반부의 낙차를 통해 7분여 동안 듣는 이들에게 강렬한 인장 하나를 남긴다. 풍성한 공간감을 강조한 사운드 스펙트럼도 유독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록 밴드 특유의 몰아(沒我)적 에너지는 또 다른 수록곡 '공사중지명령'에서 빛을 발한다. 디스토션이 잔뜩 걸린 기타 리프와 경고음처럼 왱왱대는 키보드 사운드를 통해 델리스파이스가 일궈낼 수 있는 가장 파워풀한 지점을 뽑아 올렸다.

솔직히 전작은 여러모로 방향성을 상실한 듯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그들의 진정한 컴백은 그래서 바로 이 앨범으로부터 비롯될 것이다. 4곡에 불과해 사이즈는 비록 작지만, 음악적 너비는 그 어느 때보다 넓고도 깊다./배순탁(음악평론가·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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