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루(29)가 이유있는 변신과 함께 돌아왔다. 지난 8년간 발라드를 고수했지만, 지난달 발매한 새 앨범 '필 브랜드 뉴 파트 투'에서 처음으로 댄스 음악에 도전했다. 그는 "이루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깨고 싶다. 한 명의 음악인으로 제대로 인정받길 원한다"면서 변신기를 들려줬다.
#데뷔 8년차…파격 담은 새앨범
타이틀곡인 일렉트로닉풍 하우스 리듬의 발라드인 '미워요'뿐 아니라 '드라이브' '하이라이트'까지 새 앨범에 수록된 5곡 중 무려 3곡을 흥겨운 리듬으로 채웠다.
음악적인 파격 변신도 놀라운데, K-팝 인기를 등에 엎은 아이돌의 득세 속에서 당당히 댄스곡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에서 변화에 대한 굳은 의지가 읽힌다.
"가수로서의 성공만을 쫓았다면 발라드 안전지대에 있었을 겁니다. 주위에서도 '왜 굳이 실패의 위험을 무릎쓰면서 어려운 길을 가냐'고 만류했어요. 그러나 색다른 모습을 통해 공연 레퍼토리를 다양화하고, 관객에게 다재다능한 가수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여기엔 깊은 속사정이 있었다. '아버지 덕에 쉽게 가수한다'는 일부 사람들의 편견에서 벗어나고 싶어서였다.
고등학교 때 작곡을 시작, 버클리 음대를 거쳐 '까만 안경' '흰 눈' 등을 성공시키며 발라드 가수로 자리잡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홀로 쏟아부은 음악적인 노력들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고백했다.
"'태진아 아들'이라고 불리는게 싫다는게 아니에요. 아들은 맞지만, 저는 저대로 가수를 하는 이유가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 한류스타 부상…인도네시아 콘서트
음악 스타일만 바꾼게 아니라 타이틀곡과 한 여름 밤 클럽의 열정적인 분위기를 노래한 수록곡 '하이라이트'를 통해 각각 댄스와 랩에도 처음 도전했다.
"처음이라 부담은 돼도 재밌을 것 같아 시도했는데, 재미 뿐 아니라 음악을 대하는 태도에도 영향을 받았어요. 발라드만 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면서 자신감이 높아졌죠."
특히 랩은 타이틀곡의 랩 피처링에 참여한 비스트의 용준형을 보면서 노하우를 익혔다. 국내외 일정으로 바쁜 와중에도 흔쾌히 도와준 그에게 고마워하면서 "다음에 꼭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외적으로도 큰 변화를 줬다. 부드러운 이미지를 벗고 섹시하고 세련된 신사 스타일로 단장했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버림받고 아파하는 남자의 내용을 담은 타이틀곡의 메시지를 색다르게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보통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여자들은 실연 당하면 머리카락을 확 자르고 더 예쁘게 꾸며서 남자 앞에 나타나잖아요. 반대로 남자들은 술을 마시며 이별의 아픔을 달래죠. 그런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변화는 국내에서 그치지 않는다. '까만 안경'이 인도네시아 영화 '헬로우 굿바이'의 테마곡으로 사용되면서 한류스타로 떠오른 그는 이달 이 곳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루는 "말레이시아·홍콩·중국 등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싶다"면서 자신감 넘치는 눈빛을 빛냈다.·사진 제공/YMC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