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2일 이명박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이 직접 만난 것은 8개월 만이다.
두 사람은 이날 청와대 백악실에서 만나 박 후보의 대권 행보와 태풍 피해 현장 방문 등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정상회의(APEC) 및 그린란드 순방 등을 화제에 올렸다.
이 대통령이 "태풍 피해가 많다. 추석을 앞두고 빨리 복구해야 한다"고 건네자 박 후보는 "농민이 망연자실해 있다. (빠른 복구) 해주시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후보가 해외 순방에 대해 묻자 이 대통령은 "그린란드에서 자원외교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자원 개발, 북극항로 협약 등을 맺고 오겠다"고 답변했다.
4분 여간 이어진 환담 이후 두 사람은 배석자 없이 오찬에 들어갔다. 이상일 공동대변인은 오찬 이후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줄 것과 태풍피해 사각지대를 대통령이 직접 챙겨줄 것, 대학생 반값등록금 및 0~5세 양육수당 확대 등을 요청했다"며 "대통령도 공감을 표하며 관련 대책을 소개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달 31일 전격 결정됐으며 표면상 박 후보가 인사차 청와대를 방문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 후보는 불편한 관계로 알려진 현정부도 끌어안을 수 있다는 의지를 표현함으로써 국민대통합의 이미지를 보다 확고히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이후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양자간 회동이 계파간 화합을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08년과 올해 총선을 통해 양측의 공천을 둘러싼 갈등을 비롯해 과거 세종시 문제 등에 있어서도 박 후보는 이 대통령과 극한 대립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의혹과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 인천공항 지분 매각 등 국책사업 등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은 정부 측과 선을 긋고 거리를 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