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넘기는 소리가 더 운치있게 느껴지는 가을이다. 마음을 흔들었던 시와 소설의 배경이 된 곳으로 걸어들어가보자. 한국관광공사가 '문학이 흐르는 여행지'를 주제로 가볼 만한 곳을 추천했다.
◆시인이 꿈꾸던 '먼 나라'를 찾아서… 부안 신석정문학관
호남정맥 줄기에서 뚝 떨어져 나와 바다를 향해 내달리다 우뚝 멈춰 선 변산, 그 산과 맞닿은 고요한 서해, 전마누 숲길 끝에 단정하게 자리 잡은 내소사…. 전북 부안은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행지가 많다. 특히 시인 신석정(1907~1974)의 발자취가 곳곳에 남아 있다.
서정적이고 목가적인 시와 현실 비판적인 시를 넘나들며 평생 지사적으로 살다 간 석정의 삶과 예술을 찾아 떠나는 문학 기행은 고요한 마음 속에 큰 울림을 남긴다.
◆'소나기'의 주인공 되볼까… 양평 황순원문학관
누구나 한번쯤 읽어본 단편소설 '소나기'. 소년과 소녀가 아련한 사랑과 감동을 되새겨볼 수 있는 곳이 양평의 소나기마을이다.
이곳에는 황순원문학관을 비롯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징검다리, 수숫단 오솔길, 송아지 들판, 고백의 길 등을 만들어 놨다. 관람객은 산책을 하며 '소나기'의 주인공이 돼보고 사춘기의 추억도 되살릴 수 있다. 소나기 광장에서는 매일 세 차례 인공 소나기도 내려준다.
◆절경에 취해 시를 노래하다… 정선 몰운대
정선 소금강의 몰운대에서 황동규는 '몰운대행'을 노래했고, 여러 문인들도 절벽과 계곡의 아름다움을 시로 옮겼다.
고목 한 그루와 시비가 있는 몰운대를 시작으로 '몰운대행'의 배경이 된 화암약수까지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는 가을 산행 길로도 고즈넉하다.
볼거리 풍성한 정선 읍내 구경도 흥미롭다. 아라리촌에는 옛집과 함께 박지원의 소설 '양반전'을 해학적으로 재구성한 조형물이 있다. 인심과 먹을거리 가득한 정선 장터도 들러볼 만 하다.